●●●부산항의 컨테이너 화물 처리개수가 빠른 시일 안에 2000만개를 돌파할 전망이다. 지난 2003년 1000만TEU 돌파 이후 1000만개의 컨테이너 화물을 더 처리하는 셈이다. 2000만TEU 달성은 내년이면 개항 140주년을 맞는 부산항에 매우 기념비적인 성과다.
그동안 부산항이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낸 주요 배경엔 부산항의 문을 두드리는 고객들이 꾸준히 늘어난 것에서 비롯된다. 국적선사, 외국적선사 등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꾸준히 부산항을 이용했다. 화물 처리량 또한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그중 2005~2015년은 부산항이 세계 주요 환적항만으로 도약하는 중요한 시기였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옛말이 있다. 2005~2015년까지 10여년간 부산항을 이용한 선사들의 변화를 짚어본다.
매년 400~500개 업체 부산항 이용
부산항의 올해 터미널별 신고업체는 총 496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항만공사(BPA)에 따르면 터미널별 화물신고업체 현황에서 부산북항은 295개, 신항은 201개의 선사 및 대리점이 부산항을 관리, 운영하는 BPA에 신고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단 한 번이라도 부산항에서 화물을 양·적하한 업체들이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북항과 신항의 여러 터미널에서 화물을 처리한 업체도 다수 존재했다.
10여년 전인 2005년 부산항의 컨테이너 처리량은 세계 5위 자리를 기록하며 한국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었다. 당시 부산북항에서 화물을 처리한 업체는 417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컨테이너와 벌크 화물을 처리할 수 있는 일반부두에는 103개의 업체가, 감만과 신감만, 자성대(한국허치슨)와 신선대부두에는 약 50~70개의 업체가 화물을 처리했다.
이듬해 2006년 정부는 부산신항을 조기 개장했다. 중국 양산항의 개발을 의식해 당초 개장시기를 1년 4개월 앞당겨 부산신항에 5만t급 3개 선석을 열었다. 운영사는 쿠웨이트 DP월드(DPW)가 대주주인 부산국제신항만(PNC)이었다. MSC, RCL, 동진선박, 머스크, 하파그로이드, 사프마린, 연합해운, 한진해운, 동신선박 등 13개 선사가 부산신항에 둥지를 틀며 물량 창출에 신호탄을 쏘았다.
2007년에는 세계 1위 선사인 덴마크 머스크라인은 북항 신선대터미널을 기항지로 이용해 온 10개 노선 중 8개를 PNC로 옮겼다. PNC엔 이에 앞서 CSAV, 에미레이트쉬핑, UASC, 동영해운, 동진선박, 현대상선, NYK 등이 서비스를 하고 있었다. 세계 최대선사인 머스크라인까지 기항함으로써 피더화물을 겨냥한 중소선사들의 기항도 크게 늘었다.
HJNT, HPNT 개장 이후 북항 하향세 본격화
상승곡선을 그렸던 부산북항은 전환기를 맞았다. 2009년 PNC의 1-2단계, 한진해운신항만(HJNC·2-1단계), 2010년 현대부산신항만(HPNT·2-2단계)이 잇따라 문을 열면서부터다. 부산신항 시대가 활짝 열린 것이다. 아울러 싱가포르 PSA가 (주)한진과 짝을 이뤄 1-1단계 운영권을 PNC로부터 인수하면서 신항은 글로벌 터미널 운영사의 새로운 경쟁무대가 됐다.
동시에 북항에만 이름을 올렸던 해운기업들은 신항으로도 눈을 돌렸다. 이들은 분주히 움직이며 신항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해 나갔다. 북항에 뱃머리를 대던 선사들은 2008년까지 440여곳에 달했지만 2009년에는 390여곳으로 줄었다. 반면 2008년 35개에 불과했던 부산신항 이용 선사수는 HJNC와 HPNT의 개장으로 인해 2010년엔 156개로 대폭 불어났다. 북항과 신항에 동시에 이름을 올린 업체들도 상당수 늘었다.
2012년 부산신항에 둥지를 튼 선사 수는 정점에 달했다. 터미널 운영이 정상 궤도에 진입하며 1년 전보다 50여곳 늘어난 211개 기업이 신항에서 화물을 처리하게 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부산북항의 신고 업체수는 크게 줄었다. 2005년 417개였던 부산북항 이용 업체는 290여곳으로 쪼그라들었다.
올해 부산신항에 등록된 업체수는 200여곳으로 개장 이후 상승곡선을 그렸다. 신항의 업체수가 북항보다 약 100여개 적음에도 불구하고 처리 물량이 많은 이유는 대형선사들이 잇따라 신항을 기항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머스크라인. MSC, CMA CGM,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의 대형선사들은 대부분의 화물을 신항으로 집중했다. 북항에는 고려해운, 흥아해운, 남성해운, 장금상선 등 근해항로 선사들이 기항하고 있다. 항만업계 관계자는 “부산북항엔 아시아역내항로를 주력으로 서비스 중인 근해선사가, 신항엔 원양선사들을 중심으로 한 업체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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