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부진을 면치 못하던 오세아니아항로가 대대적인 서비스 개편을 앞두고 있다. 한진해운은 뉴질랜드 서비스를 종료하고, NYK는 호주항로에서 내년 봄 철수한다. 잇따른 선사들의 서비스 중단 소식에 2년간 지속된 선복과잉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진해운은 2년간의 운항을 끝으로 아시아-호주·뉴질랜드를 오가던 ‘AAZ(Asia-Australia-New Zealand)’ 서비스를 종료한다. 한진해운의 뉴질랜드 대리점 ISS-맥케이는 “AAZ 서비스 종료 및 한진해운의 뉴질랜드 서비스 폐지로 서비스 예약을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뉴질랜드의 선복과잉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수급 동향도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아 철수를 결정했다”며 “호주노선에 더욱 집중해 서비스 향상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 항로는 11월9일 싱가포르를 출항하는 <에이엔엘유로아>(ANL EUROA)호를 마지막으로 엔진을 멈춘다.
지난 2013년 8월 한진해운은 ANL, APL과 함께 각각 선박 두 척을 배선해 ‘AAZ’ 서비스를 개설했다. 여기에 NYK가 선복임차 방식으로 참여했으며 코스코컨테이너라인(코스콘), PDL(Pacific Direct Line), 스와이어쉬핑 등 선사도 같은 방식으로 함께 했다.
하지만 개설 1년만에 심각한 위기를 맞았다. 머스크라인이 뉴질랜드 물류기업 코타히와 10년간 250만TEU의 화물 장기운송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뉴질랜드항로 주요선사인 ANL을 비롯한 PIL, 코스콘, OOCL 등 많은 선사들은 상당량의 화물을 잃게 됐다.
소석률(선복 대비 화물적재율)이 줄자 한진해운은 투입 선박을 한 척 뺐고, ANL이 그 자리를 메웠다. 함께 서비스를 시작했던 APL도 지난해 말 경쟁 컨소시엄인 NZS로 자리를 옮겼다. APL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ANL은 다시 선복을 추가 공급했고, 코스콘은 정회원 자격으로 승급되며 선박 한 척을 투입했다.
선복과잉에 시달리고 있는 호주항로에서는 일본 선사 NYK가 아시아-호주항로에서 컨테이너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NYK는 1896년부터 호주항로 서비스를 제공해오고 있었다. NYK 측은 “호주항로의 수급 불균형 문제가 심각하고 시황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서비스를 철수하게 됐다”고 밝혔다. ANL, APL과 함께 배선해온 ‘AAX’와 ‘ANA1’, ‘ANA2’가 끝났다.
종료 시기는 내년 봄으로 예정됐지만, 상세한 일정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일본·아시아와 뉴질랜드를 연결하는 ‘NZJ’ 및 동남아시아-뉴질랜드의 ‘NZS’는 유지된다.
AAZ 서비스 중단으로 호주항로에서는 주당 2500TEU의 선복이 줄었다. NYK는 5466TEU급 컨테이너선과 4682TEU급 컨테이너선을 각각 AAX ANA서비스에서 제외해 주당 약 1만TEU의 선복이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호주항로는 중국 경제 불안이 불러온 호주 경기 불황으로 물동량은 늘어나지 않고 선복만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던 상황이었다. 선사들은 2년 전 선복과잉이 불러온 저운임 여파가 해소될까 기대하고 있다. 한 선사 관계자는 “항로 합리화를 통해 선복과잉 문제가 둔화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실질적인 효과는 서비스가 종료되는 내년까지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파트너 잃은 ANL, NZS와 서비스 합병
선사들이 잇따라 서비스를 개편하자, 그간 KIX(한진해운의 AAZ 서비스)를 이끌어온 ANL도 변화를 꾀했다. 영국 해운전문지 컨테이너라이제이션 인터네셔널(CI)에 따르면 ANL은 다음 달 경쟁 컨소시엄인 NZS와 합병하기로 결정했다.
ANL은 머스크라인과 새로운 관계를 맺고 떠난 MOL의 빈자리를 채운다. 4250TEU급 선박 1척을 투입하고 기존 멤버인 PIL, OOCL, NYK, APL의 선복을 임차할 예정이다. KIX의 파트너였던 코스콘의 향후 계획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MOL을 따라 머스크라인과 제휴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NZS 포맷은 기존 북향항로에 브리즈번 기항이 추가되면서 다소 확장된다. ANL은 KIX의 서향 시드니 기항을 없애고 리틀턴, 웰링턴, 네이피어의 직기항을 재개한다. 즉, 동남아시아발 시드니 화물은 AAX 서비스에 의해 운송되고, 타스만해를 경유하는 시드니발 화물은 트란즈타스(TranzTas)를 비롯한 세 개의 서비스로 대체된다.
ANL은 KIX의 명칭은 계속해서 사용한다고 밝혔다. 새로운 KIX/NZS 서비스는 포트클랑-싱가포르-브리즈번-오클랜드-리틀턴-웰링턴-네이피어-타우랑가-브리즈번-포트클랑을 기항한다. 운항 기간은 42일이며 4250TEU급 선박 6척으로 운영된다. PIL은 선박 2척을, OOCL, NYK, APL, ANL은 각각 1척씩 공급한다.
한편 ANL은 KIX에 투입하던 <에이엔엘쿠란고>(ANL Kurango)호를 PAD/NASP/AUS1 서비스로 옮긴다. 다른 선박들은 용선 계약 만류를 앞두고 있어 휴항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 박채윤 기자 cy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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