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컨테이너선의 잇따른 입항으로 인해 미국 서안항만의 터미널 혼잡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노동협약을 잠정합의하며 화물처리실적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항만혼잡에 직면하며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북미 서안에 위치한 항만들의 컨테이너 처리실적은 제각각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개선된 실적을 신고한 항만들이 있는 반면에 나머지는 그렇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5월까지 3개월 연속 상승곡선을 그렸던 롱비치항은 실적 개선세를 타지 못하고 주춤하고 있다. 6월 한달간 롱비치항이 처리한 컨테이너는 61만515개로 1년 전 같은 기간 58만3621TEU에 견줘 4.4% 뒷걸음질쳤다. 공컨테이너 화물이 소폭 증가했지만 수출입 물량의 하락세를 상쇄하진 못했다.
롱비치항의 수입·수출 화물은 각각 6% 8.4% 하락한 29만7189TEU 12만8223TEU의 처리실적을 보였다. 공컨테이너 화물은 2.4% 상승한 158만8209TEU에 그쳤다. 반기 실적도 지난해와 비교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상반기 롱비치항에서 처리된 컨테이너 화물은 503만8177TEU로 1년 전 503만1675TEU에 비해 0.1% 늘었다.
시포트얼라이언스인 터코마·시애틀항의 6월 실적은 전년 대비 개선됐다. 6월 터코마·시애틀항에서 처리된 수출입 컨테이너 화물은 34만4507TEU로 전년 32만578TEU 대비 7.4% 상승했다. 구체적으로 수입은 13만6278TEU로 10.4%, 수출은 18.7% 증가한 12만98TEU를 기록했다. 누계 처리량에서도 시포트얼라이언스는 3% 소폭 상승한 177만7740TEU를 처리했다.
수입화물은 전년 60만3715TEU 대비 7% 플러스 성장한 64만4010TEU를 처리한 반면, 수출에서는 14% 급감한 41만9281TEU를 기록했다. 공컨테이너 처리량은 실적상승의 원동력이 됐다. 지난해 20만6055TEU를 처리했지만 올해는 36%나 개선된 28만734TEU로 집계됐다.
LA항은 지난해에 비해 악화된 실적을 내놨다. 수출화물이 크게 감소하며 실적개선에 찬물을 끼얹은 것. LA항에서 처리된 수출입 컨테이너 화물은 전년 대비 2% 감소한 72만1802TEU를 기록했다. 이중 수출은 3.6% 하락한 36만8708TEU를, 수입 역시 10.8% 감소한 14만3549TEU를 기록했다. LA항의 상반기 실적 역시 3.6% 후퇴한 390만3521TEU로 집계됐다.
LA·롱비치항 ‘컨’ 처리량 기준치 미달
대형 선박의 입항으로 인해 미국 서안항만의 평균 컨테이너 처리량은 크게 둔화됐다.
미국 저널오브커머스(JOC)와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미국 항만을 입항하는 컨테이너 선박당 처리해야하는 평균 컨테이너의 수는 LA·롱비치항이 5108개, 뉴욕·뉴저지항은 4295개로 집계됐다.
하지만 현재 아시아-유럽항로를 운항하는 1만8000TEU급 컨테이너선은 평균 2000~3000개의 컨테이너를 서안항만에 양적하하는 것으로 알려져 항만 혼잡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LA·롱비항과 뉴욕·뉴저지항은 항만혼잡을 감소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하역장비 현대화와 항만 자동화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만당국은 향후 1만~2만2천TEU급의 대형 선박들이 이들 항만에 입항할 것으로 예상, 컨테이너 화물의 원활한 하역을 위해 슈퍼 포스트-파나막스 크레인 및 수심 확보 등 메가선박이 입항할 수 있는 항만인프라 개선과 더불어, 항만 터미널 자동화 시스템 운영 등을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항만시설 자동화에 투입될 예산은 약 2억달러로 예상금액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돼 있다. 또한 선박의 대형화로 인한 부족한 항만 터미널 부지 문제도 향후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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