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삼선로직스 회생절차 개시

팬오션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서 졸업하자마자 삼선로직스가 법정관리행을 택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4파산부(윤준 수석부장판사)는 3일 오후 삼선로직스의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내리고 허현철(55) 전 대표이사를 관리인으로 선임했다. 삼선로직스가 지난달 3일 회생절차를 신청한 지 꼭 한 달만이다.

삼선로직스의 법정관리 신청은 지난 2009년 이후 6년만이다.

이 선사는 미국발 금융위기로 해운시장이 불황기에 빠져들던 2009년 2월6일 해운기업으로는 가장 먼저 회생절차를 신청해 부채를 털어버린 뒤 2011년 5월 조기 졸업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중견선사인 TPC코리아와 국내 2위 벌크선사였던 대한해운이 연쇄적으로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등 국내 해운업계의 피해가 확산됐다. TPC코리아는 끝내 회생하지 못하고 파산 수순을 밟았다.

삼선로직스도 법정관리를 조기졸업했지만 상황이 좋아지진 않았다. 지난 2013년 7월 금융감독원이 선정한 구조조정 대상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등 만성적인 벌크선 불황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와 함께 대한해운과의 용선료 분쟁으로 막대한 부채를 떠안게 되면서 파국을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선로직스는 2012년 3월 대한해운이 그리스 선주 카라스(Carras)로부터 18만2060t(재화중량톤)급 벌크선 <아쿠아디바>호를 1일 용선료 2만8000달러에 10년간 용선하자 이 선박을 같은 기간 동안 1일 용선료 3만3500달러에 재용선했다.

하지만 이 계약은 삼선로직스가 계약을 이행하지 못해 같은 해 11월 해지됐다.

이후 카라스는 대한해운을 상대로, 대한해운은 삼선로직스를 상대로 계약이 원만히 이행됐을 경우 얻을 수 있었던 예상 총이익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진행해 왔다.

카라스와 대한해운의 소송은 5월1일 배상금 3764만달러에 중재가 확정됐으며 대한해운과 삼선로직스의 소송은 지난달 30일 런던해사중재원에서 5742만달러(약 670억원)를 배상하라는 결정을 받았다.

삼선로직스는 소송이 자신들에게 불리하게 돌아가자 손해배상충당부채를 인식하는 등 사태 해결을 위한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으나 자본잠식 상태에서 용선료 청산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는 분석이다.

한편 서울중앙법원은 8월3일부터 8월24일까지 회생채권자와 회생담보권자, 주주 목록을 제출할 것을 명령했다.

회생채권, 회생담보권 및 주식 신고기간은 8월25일부터 9월14일까지이며 채권 조사기간은 9월15일부터 10월5일까지 20일 간이다.

관리인의 보고와 이해관계인의 의견진술을 듣는 제1차 관계인집회는 오는 10월30일 오전 10시에 서울법원종합청사 3별관 2층  제1호 법정에서 열린다.

법원은 12월21일까지 삼선로직스의 회생계획안을 제출토록 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