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은 팬오션이 2년 만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공식 종결하고 새 출발했다.
서울중앙지법 제4파산부(윤준 수석부장판사)는 30일 팬오션의 회생절차 종결을 결정했다. 지난 2013년 6월 법원으로부터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받은 이후 25개월만이다. 또 이날 오전 신주가 상장되며 하림그룹의 지주회사인 제일홀딩스가 최대주주(52%)로 등재됐다.
팬오션은 이날 상반기 잠정실적도 함께 공시했다. 상반기 매출 7921억원, 영업이익 1116억원, 2분기 매출 4044억원, 영업이익 527억원이다. 팬오션은 지난해 1분기 실적 턴어라운드 이후 호성적을 이어오고 있다.
재무구조 역시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회생절차가 종결된 현재 팬오션의 부채비율은 100% 수준으로 국내 해운업계에서는 가장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팬오션은 그동안 고원가 용선계약 해지, 무수익 자산 매각, 구조조정 등을 통해 회생절차 돌입 당시 연결기준 1900%가 넘었던 부채비율을 지난해 말 연결기준 200%대로 낮췄다. 하림그룹의 인수 이후엔 회생채무를 조기 변제해 재무구조가 더욱 탄탄해졌다.
팬오션은 재무적 안정성을 바탕으로 신용등급 재평가, 국내외 대형 화주들과의 거래 재개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팬오션은 “거래가 중단됐던 일부 국내외 대형화주들이 ‘팬오션이 신용도를 회복한다면 거래 재개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는 희망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영업력의 조기 회복을 위해 전력투구 하겠다고 밝혔다.
팬오션은 또 국내 민간분야에 가장 큰 규모를 갖고 있는 하림그룹의 곡물 수요기반을 바탕으로 곡물유통사업을 새로운 수익모델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팬오션은 국내 최고의 벌크선사로, 2007년에 세계에서 가장 많은 곡물을 운송한 경험을 갖고 있다.
시장에서의 반응도 호의적이다. 주식 거래가 재개된 지난 27일 신영증권이 “회생절차를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국내에서 가장 큰 벌크선사로 원가경쟁력까지 갖추게 돼 벌크시장 왕의 귀환이라고 볼 수 있다”며 “새로운 주인을 찾고, 회생절차를 종결한 것 자체가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팬오션은 지난 20일 하림그룹 김홍국 회장과 함께 대표이사로 선임된 추성엽 사장(
사진)을 중심으로 자율적인 책임경영을 하게 된다. 신임 추 사장은 내일(31일) 사내행사로 치러지는 취임식에서 전 임직원과 새출발의 의지를 다질 예정이다.
추 사장은 원년 팬오션(옛 범양상선) 출신 ‘해운맨’으로 팬오션 부흥을 이끌어 낼 적임자로 평가 받고 있다.
팬오션 관계자는, “회사의 정상화 기회와 지원을 아끼지 않은 법원과 채권단에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며 “영업기반 확대 및 신시장 진출 등 안정적인 수익기반 확충을 통해, 반드시 국익에 도움이 되는 우량기업으로 성장해 모든 이해관계자 분들께 보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면밀한 분석과 예측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팬오션의 청사진을 준비하고 있다”며, “곧 전 임직원과 새로운 팬오션의 중장기 비전 공유를 통해 내부결의를 다지는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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