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북미항로는 물동량 약세에 운임하락까지 겹치며 ‘이중고’에 처했다. 한국발보다는 중국발 수출물량 약세로 선박의 소석률(선복 대비 화물 적재율)이 내려가면서 전반적인 운임하락세가 이어졌다.
현재 한국발 미서안북부(PNW)와 서안남부(PSW)지역 취항 선박의 소석률(선복 대비 화물 적재율)은 70~80% 수준을 보이고 있으며, 동안 소석률은 90%의 소석률을 보이고 있다. 작년 이맘때 성수기에 접어들며 대부분의 선사들이 소석률 100%를 보인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미서안지역은 지난해 여름부터 시작된 10개월간 지속됐던 서부항만적체가 올초 항만 노조간의 갈등이 풀리면서 해소됐다. 하지만 서부항만의 긴 적체기간 동안 수출화물을 제때 보내지 못해 발을 동동구르던 화주들은 대체루트를 찾았고, 아직까지 서안으로 돌아오지 않아 소석률이 차오르지 못하고 있다. 미동안은 새로운 시장개척지로 선사들이 앞다퉈 대형 선박을 투입하고 신규 취항으로 선복이 늘리면서 소석률하락을 부채질했다.
한 선사 관계자는 “성수기에 70~80%의 소석률은 말이 안 되는 수준”이라며 “7월 운임인상도 미뤄진 데다 8월 휴가철 영향도 무시할 수 없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소석률이 줄자 서안과 동안 운임수준도 급격히 떨어졌다. 선사들은 7월1일부로 서안과 동안에 각각 FEU당 600달러의 운임인상(GRI)을 시행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유야무야돼버렸다. FEU당 400달러의 성수기할증료(PSS)도 다음달로 연기됐다. 운임은 6월보다 더 떨어졌다. 상하이항운거래소가 7월10일 발표한 상하이발 북미항로 운임은 서안노선이 40피트컨테이너(FEU)당 1280달러로 전주대비 141달러 하락했다. 동안노선은 전주대비 139달러 하락한 FEU당 2812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서안 운임은 FEU당 1700달러대, 동안노선은 3500달러와 비교하면 거의 30%가까이 운임이 하락했다.
한 선사 관계자는 “아무리 낮게 잡아도 미서안 운임 손익분기점은 TEU당 1400달러, 미동안은 TEU당 3000달러로 현재 수준은 턱없이 못 상태”라며 “7월 중순 이후 중국발 수출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를 했지만 어김없이 빗나갔다”고 말했다.
다른 외국적선사 관계자는 “운임하락으로 3분기에 분기 계약을 맺지 않은 업체들도 늘었고, 스팟운임이 급격히 내려가면서 중간에 계약을 틀어버리는 화주들도 늘어나 애를 먹고 있다”며 “현재 미주운임이 내려갈때까지 내려갔는데도 화주들은 한치의 손해도 보지않으려고 해서 문제”라고 토로했다.
운임하락에 선사들은 지속적인 운임인상에 나선다. 7월 운임인상에는 실패했지만 8월에도 운임인상 시도는 계속된다. 선사들은 8월1일부로 서안과 동안에 FEU당 600달러의 GRI를 예고하고 있다. 미뤄진 성수기할증료(PSS)도 시행할 예정이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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