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21일부터 24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제5회 물류산업전’이 개최됐다. 주최 측에 따르면 행사기간 동안 약 3만여명이 이곳을 방문했다고 한다.
이번 전시회에선 약 120여개 업체가 참가해 운송서비스 및 유통기자재, 자동화시스템, 보관설비 및 운송·보관용기, 물류 운송용 포장기기 및 포장자재, 물류IT·소프트웨어 등을 선보였다. 지난 전시회에 비하면 갈수록 규모는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번 전시회에선 대기업의 모습을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다. 기자가 행사장을 전반적으로 둘러보며 느낀 것은 이번 전시회는 물류관련 중소 및 중견기업을 위한 행사였다는 점이다.
이번 전시회는 기존의 물류기기 및 시스템 분야에 물류서비스를 추가해 ‘국제물류기기전’에서 ‘국제물류산업전’으로 명칭이 변경됐다. 명칭을 바꾼 이유는 간단하다. 물류기기 및 시스템 뿐 아니라 다양한 물류 서비스 기업이 참여하길 바랐던 것이다. 하지만 실상 내용은 기존의 ‘국제물류기기전’에서 크게 바뀌었다고 말하기 어렵다.
주최측인 국토교통부와 한국통합물류협회의 준비는 나름대로 착실하게 이뤄졌다. 예전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중소물류기업들이 많이 참여했으며 한국통합물류협회 주관의 우수물류창고업체 인증체 설명회, 한국물류과학기술학회의 춘계학술대회, 한국포장학회의 학술대회 등 다양한 세미나도 진행됐다. 뿐만 아니라 국내 물류기업의 시장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베트남, 중국, 필리핀 등 세관부터 정부관계자로 구성된 해외물류사절단을 초청, 행사기간 동안 정보교류 및 수출상담이 이뤄지기도 했다.
하지만 물류관련 대기업들이 전시회를 외면했다는 건 많이 아쉬운 점이다. 지난 행사에선 그래도 현대중공업, 두산중공업 등 굵직한 대기업들이 전시회 입구에 큰 부스를 구성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물류산업의 위상을 높여주기도 했는데 이번에는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물론 대기업이 전시회에 참여하지 않는 데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한 물류관련 대기업 관계자는 “전에 몇 번 전시회에 참석을 했는데 전시회를 통해 큰 성과를 보질 못했다. 그러다 보니 윗선에서 전시회에 나가는 것에 대해 탐탁치 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업은 영업활동을 통해 이윤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시회가 자신들에게 큰 이점이 없다면 참가를 하지 않는 것이 맞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국내물류산업 발전을 위해 이 부분에 대한 생각을 조금은 바뀌어야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참관객들은 전시회를 통해 눈으로 직접 보고 느끼면서 해당 산업을 배우게 된다. 그리고 해외 참관객들은 전시회를 통해 그 나라의 해당분야 산업의 수준을 가늠할 수도 있다. 이러 면에서 볼 때 향후 ‘물류산업전’에 대한 대기업의 관심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본다.
실제로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은 해외에서 진행되는 가장 대표적인 물류전시회 ‘세맛’(CeMAT)에는 매번 참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물류관련 전시회에 큰 관심을 두지 않고 해외전시회만 참여하는 모습은 물류전문언론인의 한 사람으로 썩 유쾌하진 않다.
어차피 이번 전시회는 끝이 났다. 어떤 사람들은 ‘이번 전시회가 성황리에 폐막됐다’고 하고 또 어떤 이들은 ‘전시회가 조금 부족하지 않았나’라고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기자가 본 관점에선 ‘물류산업전’의 향후 가장 큰 숙제는 대기업의 참여와 관심이다. 어차피 전시회 명칭도 ‘물류산업전’으로 바꾼 만큼 향후에는 물류기기 및 시스템 뿐 아니라 물류서비스를 펼치는 대기업들도 참여한다면 더욱 좋은 그림이 그려질 것이란 생각이 든다.
< 배종완 기자 jwba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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