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이 31만t(재화중량톤)급 초대형유조선(VLCC) 2척을 매각했다.
28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30만9400t급 유조선 <유니버설퀸>(Universal Queen.
사진)과 <유니버설크라운>(Universal Crown)호를 익명의 국적선사에 팔았다.
두 선박은 지난 2005년에 현대중공업에서 지어진 것들로, 길이 333m, 폭 60m, 높이 29.6m다. 넓이는 정규 축구경기장 크기의 3배이며, 길이는 63빌딩(지상 249m)보다 길다.
특히 선박펀드를 통해 탄생한 첫 번째 선박이었던 <유니버설퀸>호는 고 노무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가 명명식 대모(스폰서)로 나서 관심을 모았었다.
이들 유조선은 이달 초 주요 해운기업들로부터 관심을 받아오다 결국 국적선사 품으로 돌아갔다.
매매가격은 척당 4950만달러로 알려졌다. 영국 해운조사기관인 베셀즈밸류닷컴은 이들 선박의 가격을 척당 5190만달러로 평가했으며 현대상선은 5000만달러를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현대상선의 VLCC 선대는 1998년 현대중공업에서 건조된 <현대선>(Hyundai Sun)호 1척만 남게 됐다. 현대상선은 이 선박을 개조를 전제로 해양플랜트업체에게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선은 수년 전부터 순차적으로 VLCC선대 매각을 추진해왔다.
2013년 5월과 지난해 4월 머스크탱커로부터 일괄 매입했던 30만t급 <유니버설호프>(Universal Hope) <유니버설피스>(Universal Peace)호를 선박해체업자에게 매각했으며 이번에 다시 2척을 처분했다.
현대상선은 선박 매각을 통해 거둬들인 수익금을 선대 개편에 투자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선의 이 같은 행보를 두고 해운업계 일부에선 VLCC사업을 철수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최근 탱커선사들은 원유 수요 부진과 세계적인 경기 침체, 높은 운항비 등을 이유로 노령 VLCC를 처분하는 대신 중소형 선박을 사들여 효율성 제고를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VLCC 2척을 매각한 건 맞지만 사업 철수로 볼 순 없다"며 "중대형 선박을 통해 장기운송계약을 진행 중이며 추후 다시 VLCC를 매입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이경희 부장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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