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선박평형수(밸러스트수) 처리설비가 다시 한번 국제무대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19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 영국 런던 국제해사기구(IMO) 본부에서 열린 제68차 IMO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에서 선박평형수 처리설비에 대한 기본승인 5건과 최종승인 1건이 확정됐다.
특히 현행 IMO 기준보다 1000배 강화된 차세대 선박평형수처리설비 1개 제품(테크로스 ECS-HYBRIDTM)을 포함한 국산 총 4개 제품(엔케이 1건, 테크로스 3건)이 IMO의 기본승인을 획득했다.
앞으로 IMO 최종승인과 정부형식승인의 추가 절차를 거쳐 차세대 선박평형수 세계 시장을 선점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선박평형수는 선박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선박에 채우는 물로, IMO는 평형수를 주입하거나 배출하는 과정에서 국가 간 생물 이동으로 발생하는 해양생태계 교란을 방지하기 위해 국제기준에 맞게 평형수를 처리해 배출토록 하는 국제협약(선박평형수 관
리협약)을 조만간 발효할 예정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선박평형수 처리설비 시장에서 세계 최대 기술보유국이다. IMO에서 최종승인을 받은 37개 제품 중 국산 제품은 13개에 이른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전 세계 수주실적 4635척 2조6001억원 가운데 55%인 2569척 1조4425억원을 국내 기업이 가져갔다.
해수부 관계자는 "이번 결과는 다른 나라의 기술개발로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는 선박평형수 세계시장에서 우리나라가 1위 자리를 굳건히 유지하기 위해선 차별화된 기술개발이 반드시 필요한데 이를 위한 첫 번째 단추를 채운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IMO가 선박평형수처리설비의 신뢰성 제고를 위해 추진 중인 국제 형식승인지침서(G8) 개정 작업의 중간결과도 발표됐다"며 "개정 작업은 국내 선박평형수처리설비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큰 데다 세계시장 주도권 선점에 민감한 사안이기에 우리
나라 입장을 반영하기 위해 개정 작업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회의에선 국제해양오염방지협약(MARPOL) 개정안을 채택해 북극항로 상용화를 위한 국제기준인 ‘극지해역 운항선박 안전기준'(Polar Code)을 2017년 1월1일부터 강제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폴라코드는 현행의 국제해양오염방지협약과 비교해 선박의 이중선체요건 확대, 선박으로부터의 유성잔류물 배출 전면 금지 등 선박의 구조, 설비, 운항 측면에서 총 17개의 강력한 추가요건을 규정하고 있다. 해수부는 폴라코드를 수용한 국내 기준을 마련
하고, 북극항로 안전항해를 위해 조선 및 해운업계와 긴밀히 협력할 계획이다.
한편 총 120여개 회원국과 60여개 정부·비정부간 기구 1000여명이 참석한 이번 회의엔 IMO 사무총장 후보자인 부산항만공사 임기택 사장이 교체 수석대표로 참석해 우리나라가 제출한 의제 10건을 포함한 주요사항 논의에 적극적으로 임했다.
임기택 후보자는 회의 기간 중에 우리나라 주영 대사가 IMO 주요 이사국(아시아, 유럽, 북중미, 아프리카) 대사를 초청한 만찬에 참석해 지지교섭 활동을 이어나갔다. 아울러 덴마크, 필리핀, 키프로스, 케냐 등 경쟁국가의 후보자도 회의에 참석하는 등
IMO 사무총장 사전 선거 운동 열기도 뜨거웠다. IMI 사무총장 선거는 다음달 30일 열리는 총회에서 치러진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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