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의 기본은 상품을 원형 그대로 적시에 운송하는 일이다.
국제운송은 기상상황에 민감하다. 한국은 사계절이 뚜렷하지만, 계절의 변화가 없는 동남아시아 지역은 1년 내내 고온다습한 기온을 띤다. 이 때문에 겨울철에 한국에서 동남아시아지역으로 수출되는 컨테이너의 경우, 내부 온도가 급격하게 상승해 결로현상이나 습기가 발생하는 경우가 심심찮게 발생한다. 특히 야채, 곡물, 조미료, 와인, 전기기기, 정밀기계, 부품 등의 경우, 온도변화에 따라 제품 상태가 변질되기도 한다. 물론 리퍼컨테이너(Reefer container)를 사용하면 이러한 고민을 덜 수 있지만, 비용이 높은 단점이 있다.
한국이엠은 이러한 수출입 기업의 고민을 덜기 위해 저렴한 가격으로 복사열을 97%까지 차단할 수 있는 ‘컨테이너라이너’를 선보였다. 컨테이너라이너는 포일(Foil)을 겹처서 만든 특수 필름(Film)으로, 컨테이너를 내부 전체를 둘러씌우는 형태다. 이 제품은 일본기업에서 특허를 받고, 개발한 제품으로 한국이엠은 한국법인을 맡고 있다. 특히 한국이엠은 전라남도 광양에 별도의 제조공장을 세워, 이 재질을 이용한 다양한 형태의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컨테이너라이너는 이미 일본 내에서 여러 차례 실험을 통해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
▲일본에서 싱가포르를 거쳐 요르단으로 운송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컨테이너 내부의 온도 변화
“적도를 지나갈 때 컨테이너 내부 온도가 보통 65℃까지 올라가거든요. 하지만 컨테이너라이너를 설치하면 온도가 30℃ 부근에서 유지가 됩니다. 현재 이와 관련돼 효과가 입증된 각종 실험 자료가 있습니다.”
실제로 일본에서 지난 2007년 4월 17일부터 5월 23일까지 일본에서 요르단까지 의료기기를 해상으로 운송한 데이터를 보면, 일본에서 선적된 컨테이너가 싱가포르까지 운송될 때, 갑판 아래(Under Deck)에 적재됐을 때는 온도변화가 크지 않았다. 하지만 싱가포르에서 컨테이너 야드(Container Yard)를 거쳐 다른 선박의 갑판 위(On Deck)에 선적됐을 때는 컨테이너 내부의 상부 온도가 50~60℃까지 치솟았다.
“컨테이너 내부 온도 변화도 중요하지만, 결로현상이나 습도도 문제거든요. 결국 습도나 온도가 변하면 제품 본연의 성분이 바뀌기도 해요. 일례로 매년 대량으로 커피원두를 수입하는 한 업체는 컨테이너라이너를 설치해서 수입합니다. 습도나 온도에 따라 커피 본연의 맛이 변한다고 하더라고요.”
컨테이너라이너 수요 늘어
컨테이너라이너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일본에서는 컨테이너라이너가 보급화 돼 있으며, 배터리 제조업체는 대부분 사용하고 있다. 배터리는 열에 민감하기 때문에 운송과정에서 과도한 열을 받으면 배터리 수명이 짧아지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화훼, 농산물 등을 비롯해 폭넓은 분야에 사용될 것으로 예측된다.
제품에 대한 관심은 영업현장에서도 감지된다. 특히 최근 대기업을 중심으로 컨테이너라이너에 대한 문의가 크게 늘었다. 이미 일부 대기업은 컨테이너라이너를 몇 년 째 꾸준히 사용하고 있으며, 만족도가 높은 상태다. 또한 러시아 시베리아에 위치한 디스플레이 제조업체와 유럽으로 수송하는 석유화학 업체의 문의가 많다. 이들은 계약에 앞서 현재 컨테이너라이너에 대한 효과를 실험하고 있는 상태다.
‘2015년 국제물류기기전’ 전시회 참가를 통해 얻은 결과도 긍정적이다. 지난해와 달리 더 많은 사람들이 컨테이너라이너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고, 제품의 재질 및 성능 등을 구체적으로 문의하는 사례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일부 고객들과는 전시회 이후 미팅을 진행하기로 예정해 놓은 상태다.
한편 한국이엠은 컨테이너라이너 외에도 파렛트 단위로 포장이 가능한 ‘파렛트 커버’를 제조해 판매하고 있다. 이 외에도 천연 건조제, 진공방습포장, 에어백, EX-드라이 건조제, 시트팔렛트, 크립실러, 초소형 온·습도 데이터 로거 등을 판매하고 있다.
“컨테이너라이너는 주로 해상수송에 대한 수요가 많지만, 필요에 따라 항공, 철도, 도로수송에 적용될 수 있도록 맞춤형으로 제작이 가능합니다. 아직까지 저희 제품에 대한 홍보가 이뤄지지 않아 이 분야의 수요는 아직까지 적은 편이지만, 앞으로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한국이엠이 지금까지 컨테이너라이너를 설치해 운송한 제품은 ▲화학원료 ▲도료 ▲전지 ▲배터리 ▲필름 ▲토너 ▲왁스 ▲접착제 ▲화성품 및 약품전반 ▲섬유류 ▲플라스틱 용기 ▲의약품, 의료기기 ▲양초 ▲수조 ▲비료, 사료 ▲생분해성의 원료 ▲위험물 ▲주류 ▲쇼트닝 ▲코코아 분말 ▲밀가루 ▲레토르트 식품 ▲초콜릿 ▲농약 제품 ▲과일 ▲생화 ▲비누 ▲화장품 ▲애완동물 사료 등이다.
직원이 행복한 회사를 꿈꾸다
김용성 대표의 경영철학은 다소 특이하다. 회사의 목표가 직원이 행복한 회사를 만드는 것이란다. 제품의 질을 높이고, 판매를 높이는 것은 직원들의 행복을 위한 일종의 ‘수단’이다.
“조금 특이하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저는 직원들이 행복한 회사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저를 포함한 모든 직원들과 그 가족들이 오랫동안 행복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어 나가면, 매출향상 품질관리 등 많은 문제는 자연스레 해결될 거라 생각합니다.”
한편 한국이엠은 치열한 가격경쟁 대신 기술개발과 시장동향 파악을 통해 새로운 물류관련 자재를 보급하고 시장을 확대해 나가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를 통해 기존업체와 치열한 가격경쟁이 아닌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다고 믿고 있다.
< 김동민 기자 dm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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