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항로에서 1년 만에 운임회복 프로그램이 재가동된다.
한중항로 취항선사들은 3월23일부터 수출입 양 노선에서 20피트 컨테이너(TEU) 기준으로 50달러를 덧붙이는 내용의 기본운임인상(GRI)을 도입했다. 아울러 부대할증료를 별도 부과함으로써 전체적인 운임 수준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선사 관계자는 “한중항로에서 만성적인 바닥운임 시황이 계속되면서 선사들은 제대로 된 운송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할 만큼 채산성이 크게 악화된 상황”이라며 “50달러가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항로 여건 개선을 위해 운임 회복은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운임회복의 성공 여부는 선사들이 어떻게 의지를 모아내느냐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중항로는 공급과잉이 심각한 상황이어서 물동량은 웬만한 상승률 아니고선 운임 회복에 큰 힘을 끼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현재 부산발 기준 평균 소석률(선복 대비 화물 적취율)은 50%대에 머무르고 있다. 선사들은 지난해에도 TEU당 30달러의 운임회복을 도입해 성공을 거뒀던 터라 올해에도 시장 분위기만 잘 조성된다면 소기의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선사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물동량 흐름과 무관하게 운임회복에 성공할 수 있었다”며 “시장 선도 선사들이 운임회복에 드라이브를 건다면 올해도 좋은 결과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선사들은 운임회복 성공을 위한 다양한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적극적으로 운임회복에 동참한 선사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포상제도 도입을 저울질 중이다. 지난해 황정협이 실시한 특별 감사에선 장금상선과 남성해운이 정해진 GRI를 모두 시장에 반영한 ‘우수 선사’로 선정된 바 있다.
다행히 물동량은 비수기의 터널을 지나 상승곡선을 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3~4월은 한중항로에서 전통적인 성수기로 분류된다. 취항선사 관계자는 “1~2월이 워낙 안 좋았던 만큼 3월 들어서면서 물동량이 다시 회복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다만 몇 년 전 수출항로에서 시황 상승을 이끌었던 레진(석유화학제품) 화물이 실종되다시피 해 물동량 상승 폭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 항로 운임은 TEU 당 수출은 50달러 안팎, 수입은 200달러 안팎의 수준을 보이고 있다. 수입항로에선 유가할증료(BAF)나 터미널조작료(THC) 등의 부대할증료가 그나마 제대로 부과되면서 수출항로에 비해 높은 운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상하이항운거래소가 발표한 상하이발 부산행 컨테이너 운임은 178달러를 기록했다. 한 달 전과 비슷한 수준이다.
한편 한진해운은 경인항과 중국 칭다오를 잇는 컨테이너선 항로를 재개했다. 1년2개월만에 아라뱃길에 컨테이너선이 재취항하는 것이다. 이 항로엔 342TEU급 <신하이훙>(Xin Hai Hong, 1995년 건조)호가 투입됐다. 이 선박은 3월25일 중국 칭다오를 출발해 이틀 뒤 한진해운 경인항 인천터미널에 도착했다. 신설항로엔 한진해운 포함 총 14개 선사가 참여해 항로 활성화에 나설 예정이다. 운항 일정은 경인항(금)-칭다오(수)-경인항(금) 순이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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