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영 수출입은행 부행장(왼쪽 두번째)은 4일 부산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이백훈 현대상선 대표(왼쪽 세번째), 이정철 하이자산운용 대표(왼쪽 첫번째), 석흔욱 KSF선박금융 상무와 2700만달러 규모의 에코쉽펀드투자계약을 체결했다. |
한국수출입은행이 국내 해운사의 고효율 선박 확보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한 에코쉽(Eco-ship) 프로젝트 펀드가 본격적인 후순위채권 투자에 나섰다.
에코쉽 프로젝트 펀드는 특정 선박금융 프로젝트를 투자대상으로 선정하고 펀드를 설립하는 투자 형태다.
후순위채권은 채권 발행기업의 채무불이행시 채무변제 순위에서 일반 채권보다는 뒤지지만, 우선주나 보통주보다는 우선하는 채권을 말한다.
수은은 현대상선의 친환경 선박 확보를 지원하기 위해 2700만달러 규모의 에코쉽 프로젝트 펀드를 조성하는 투자계약을 체결했다고 5일 밝혔다.
국내외 해운사가 구매하는 선박에 대한 후순위 대출을 위해 지난해말 수은이 조성한 1조원 규모의 에코쉽 펀드가 첫 번째 실행 프로젝트에 착수한 것이다.
최성영 수은 부행장은 4일 부산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이백훈 현대상선 대표, 이정철 하이자산운용 대표, 석흔욱 KSF선박금융 상무와 만나 이 같은 내용의 펀드투자계약서에 서명했다.
이 펀드는 현대상선이 발행한 후순위채권(전체 선박가격의 15%)을 인수하는 형태로 에코쉽 건조에 투입된다.
현대상선은 에코쉽 펀드로 마련된 자금을 한진중공업에 발주한 벌크선 4척의 건조에 사용할 예정이다. 선박 건조 가격은 총 1억8100만달러다.
현대상선은 이 펀드로 건조한 선박을 올해 1척, 내년에 3척을 인도받아 호주, 캐나다 등에서 들여올 한전발전자회사의 발전용 유연탄을 수송하는데 최장 18년간 투입할 예정이다.
현대상선 측은 이들 선박으로 향후 총 9000억여 원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코쉽 펀드는 동시에 대한해운의 벌크선 2척에 1600만달러의 리파이낸싱 프로젝트에 대한 후순위채권에도 투자했다. 전체 선박 가격은 8200만달러다.
벌크선들은 포스코와 현대글로비스의 철광석과 석탄을 수송하는 11년간의 장기용선계약에 투입된다.
수은은 두 건의 투자에서 각각 투자금의 25%인 700만달러와 400만달러를 지원하게 된다.
에코쉽 펀드 투자가 본격적으로 첫 발을 디딘 만큼 유동성 악화로 제때 선대 확충에 나설 수 없는 국내 해운사와 일감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조선사의 경영 애로를 동시에 해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관투자자에 새로운 대체자산 투자기회를 제공해 투자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국내 선박펀드 시장 활성화도 이끌어낼 것으로 전망된다.
수은 관계자는 “수은은 에코쉽 펀드의 주축 투자자(anchor investor)로 국내 해운사들에 선순위 대출과 펀드투자를 결합한 패키지 금융을 제공했다”면서 “민관 합동펀드인 에코쉽 펀드를 통해 민간 기관투자자들의 참여를 촉진함으로써 정책적 목표와 상업적 목표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고 말했다.
한편 수은은 올해 초 국내 조선사의 수주경쟁력과 국적선사의 영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해양금융 종합 지원방안’을 마련했다. 지원방안은 맞춤형 선주금융, 해운사 육성 프로그램, 투자금융 활성화, 항만 인프라 금융 등을 담고 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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