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하락이란 호재에도 불구하고 해운기업들의 체감 시황은 나아지질 않고 있다. 오히려 악화일로다.
3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1월 해운업 경기실사지수(BSI)는 전월 대비 5포인트 하락한 63을 기록했다.
해운 BSI는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긍정 응답 업체가, 그 이하면 부정 응답 업체가 많음을 의미한다.
설문 기업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벌크선의 시황이 악화되면서 전체 해운 BSI 하락을 이끌었다. 설문에 참여한 벌크선사는 전체 121곳 중 57%인 69곳에 이른다.
업종별로 건화물선 BSI는 대부분 선형에서 운임이 추가 하락하면서 51(전월비 -10)까지 떨어졌다. 건화물선운임지수(BDI)는 2일 현재 590을 기록, 사상 최초로 600선이 무너졌다.
컨테이너선 BSI는 중국컨테이너선운임지수(CCFI)가 소폭 상승했음에도 전 달보다 낮은 87(-6)을 기록했다.
유조선 BSI는 지난해와 달리 1월 초·중순 선적이 조기에 성약되는 호조를 보이면서 전 달 대비 12포인트 오른 75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불황은 이어지고 있다.
경영부문 조사에선 채산성 BSI 76(-1), 자금사정 BSI 67(-12), 매출 78(-3) 등 전 항목에서 부진이 지속됐다.
다만 컨테이너선 부문 매출 BSI는 107로, 12월에 비해 20포인트나 상승했다. 컨테이너선사들의 경우 올해 1월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증가한 기업이 많았음을 의미한다.
컨테이너선사들은 2월 매출 전망에서도 107을 기록해 매출 증가에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KMI 황진회 해운정책연구실장은 "해운기업은 경기둔화로 인한 물량 감소, 운임 하락, 원화 강세 지속 등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업황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체감경기는 12월에 비해 나빠졌다"며 "지속되는 물동량 부족과 불확실한 경제상황으로 경영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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