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중동항로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프로젝트 물량 감소로 어두운 시황을 연출했다. 중동 현지에서 진행되는 신규 프로젝트가 거의 없어 물량이 크게 줄었다는 것이 선사들의 전언이다. 일부 선사는 사우디아라비아 제다항으로 향하는 물량은 어느 정도 있으나, 정작 많은 화물을 실어날라야 하는 이란의 물량은 줄었다며 하소연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중동항로의 시황은 좋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선복과잉이 어느 때보다 심화된 상태이며, 중동항로의 높은 물동량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이란을 향한 서방국가들의 경제제재가 완화될 가능성이 낮기에 향후 전망은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통상적으로 2월까지 비수기에 속하는 중동항로는 3월에 접어들어야 어느 정도 시황이 좋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비수기에 속하는 중동항로의 1월 운임은 낮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천달러선을 유지하고 있었던 이란 부세르항의 운임은 크게 떨어져 평균 1500~1600불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바이와 담맘의 평군 운임 역시 평소보다 하락한 약 700~800불을 기록하고 있다. 선사 관계자는 “지난해만 해도 2300불을 형성했던 이란 운임이 시황악화로 많이 내려갔다”며 “여러 선사들이 12월과 1월초에 물량을 많이 못 실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1월 두차례 진행될 것으로 계획된 기본운임인상(GRI)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소석률이 높지 않은 시점에서 운임을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지난해에도 중동항로를 취항하는 선사들의 협의체인 IRA는 1월1일과 15일 20피트 컨테이너(TEU)당 200달러의 GRI를 계획했으나 저조한 물량으로 인해 무산됐다.
한편 쿠웨이트에 본사를 둔 범아랍권 국영선사인 UASC는 1월15일부로 오버웨이트 차지를 적용했다. UASC 관계자는 “극심한 운임하락 속에서 궁여지책으로 적용하게 됐다”고 밝혔다.
올해도 중동항로의 선복과잉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CSCL, CMA CGM 등 외국적 선사의 대형 컨테이너선 투입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업계는 1만3천TEU급 대형 컨테이너선이 걸프해 지역에 배치되면 선복과잉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중동항로를 취항하고 있는 일부 선사는 다음달 중국 춘절을 맞이해 주 1항차 정도의 임시휴항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춘절전 밀어내기 물량도 실종될 것으로 보여 실행가능성은 미지수다. 선사 관계자는 “춘절에 대비해 물동량을 파악한 다음에 중국 상황이 좋지 않으면 휴항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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