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침몰한 <세월>호의 '쌍둥이배'로 알려진 <오하마나>호가 법원 경매에서 4번의 유찰 끝에 헐값으로 매각됐다.
16일 인천지방법원에 따르면 청해진해운 소유였던 <오하마나>호는 최근 경매에서 감정가 105억1244만원의 27.0%인 28억4000만원에 부산소재 선박무역업체인 (주)서동마리타임에 낙찰됐다.
14일 진행된 경매에선 감정가의 19%인 20억1900만원까지 입찰액으로 제시되는 등 <세월>호 사고 후유증으로 선박 가격이 크게 저평가된 모습을 보였다.
채권자인 한국산업은행은 <오하마나>호 외에 <데모크라시1>호와 <데모크라시5>호 <오가고>호 등 청해진해운 소유 선박 4척을 임의경매 신청하면서 총 170억6087만원을 채권액으로 청구한 바 있다.
이 중 인천항에 있는 2척이 매각을 마무리 지었다. 앞서 <데모크라시5>호는 지난해 12월12일 3번의 유찰 뒤 감정가 12억원의 30.1%인 3억6100만원에 낙찰된바 있다. 입찰 최저가는 3억5000만원(29%)으로 낙찰가와 크게 차이나지 않았다.
현재 <오하마나>호는 인천항 제2국제여객터미널에, <데모크라시5>호는 인천항 연안부두 여객터미널에 각각 정박해 있다.
<오하마나>호가 사고선박의 동형선이란 인식이 강하기에 선박 매수자측은 운항보다는 해외 매각 또는 폐선을 통해 수익을 꾀할 것으로 관측된다.
<세월>호와 <오하마나>호는 '쌍둥이배'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서로 다른 제원의 선박들이다. <세월>호는 6825t(총톤수)이며 지난 1994년에 일본 하야시카네(林兼)조선(현 후쿠오카조선)에서 건조된 반면 <오하마나>호는 6322t급으로 지난 1989년에 일본 미쓰비시중공업 시모노세키조선소에서 건조됐다.
한편 순천지원은 오는 3월2일 청해진해운 소유의 나머지 두 선박에 대한 경매를 진행할 예정이다. 여수항 여객터미널에 정박해 있는 이들 선박도 두 번 유찰되면서 최저가가 감정가의 56%까지 떨어진 상태다. 감정가는 <데모크라시1>호 12억2858만원 <오가고>호는 28억5674만원이다.
청해진해운 선박들이 헐값에 매각되면서 해양환경관리공단이나 인천항만공사, 인천지방해양수산청 등이 청구한 세월호 관련 보상비용과 구상금은 배당이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해운조합을 비롯한 임금채권자 31명이 해당 사건에 청구한 임금채권이 우선 변제돼 채권자인 한국산업은행의 손실금도 커질 것으로 분석된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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