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동남아항로의 수입 물동량은 강세를 띄었다. 동남아정기선사협회에 따르면 올해 1~10월 수입 물동량은 92만3480TEU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77만2598TEU 대비 19.5% 개선됐다. 10월 동남아항로의 수출입 물동량은 전년 동월 18만2127TEU 대비 10.8% 증가한 20만1941TEU를 기록했다. 특히 국적선사와 외국적선사의 수입 물동량은 전년 대비 각각 17% 21% 증가한 6만3650TEU 3만5283TEU로 집계됐다.
1월부터 10월까지 동남아국가 중 가장 많은 수출입 물동량 증가세를 보인 국가는 베트남이었다. 한국발 베트남행 컨테이너 화물은 전년 대비 11% 증가한 22만7993TEU를,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실어나른 컨테이너 화물은 34% 성장한 19만4880TEU를 기록했다. 10월 태국에서 한국으로 수입된 물동량은 대폭 개선된 실적을 신고했다. 국적선사는 29% 성장한 1만688TEU를, 외국적선사는 247% 폭증한 3165TEU를 기록했다.
베트남·태국항로의 가파른 물동량 상승은 선사들의 서비스 강화로 이어졌다. 선복과잉이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선사들은 늘고 있는 물동량에 발 맞춰 서비스를 확대했다. 지난달 동진상선은 남성해운과 함께 처음으로 공동운항에 나서며 광양항에서 신태국익스프레스(NTX) 서비스를 시작했다. 천경해운도 현대미포조선에서 건조한 1900TEU급 신조 컨테이너선 <스카이챌린지>호를 장기용선해 한국-동남아항로에 띄웠다. 남성해운도 베트남 하이퐁 항로 확대에 나섰다. 남성해운은 동영해운과 공동운항을 통해 12월12일부터 주 3항차로 진행되고 있는 한국-하이퐁 노선을 주 4항차로 확대한다. 이 지역을 기항하고 있는 국적선사 한 관계자는 “태국과 베트남의 물량 증가율에 비해 선복이 크게 늘고 있어 선사들마다 운임 차이가 매우 크다”고 밝혔다.
실제로 한국발 베트남행 화물의 운임은 선사들마다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소석률이 높은 선사는 약 400~500달러의 운임을 고수하지만, 그렇지 않은 선사는 낮은 운임을 형성하며 소석률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4분기 선사들이 걱정스런 눈빛으로 지켜본 지역은 베트남, 태국, 필리핀이다. 특히 방콕항, 마닐라항 등은 항만적체가 극심해 스케줄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터미널 적체현상에 선사들은 항만혼잡할증료(PCS)를 부과했다. 흥아해운은 마닐라항 선석혼잡에 의한 접안대기 등으로 한국발 마닐라향 운임을 TEU당 50달러에서 100달러로 인상했다.
내년 2월까지 동남아항로의 전망은 썩 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선복과잉이 유효하기 때문이다. 동남아정기선사협회 관계자는 “동남아항로는 선복과잉이 지속된 상태로 내년 2월까지 비수기를 보낼 것이며, 물동량 증가율이 눈에 띄는 3~5월을 제외하고 나머지 기간의 운임인상은 큰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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