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영 이사장. |
지난해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매년 발표하는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스위스가 5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스위스는 우리나라 절반에도 못 미치는 국토면적에 그마저도 대부분 산악으로 둘러싸여있는 등 자원이 부족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우수한 인적 자원을 확보하는데 집중해 왔다.
우리나라도 좁은 국토, 부족한 천연자원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어 스위스와 마찬가지로 인적 자원이 국가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창조경제의 원천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소중한 인적 자원의 상당수를 교통사고로 안타깝게 잃고 있다. 교통안전 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2개 회원국 중 31위로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으며 교통사고로 인한 경제적 비용은 연간 GDP의 1% 수준인 12조에 달한다.
다행히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소득 수준의 증가에 따라 교통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교통사고 사망자도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매년 교통사고로 5천명이 넘는 고귀한 생명을 잃고 있다. 특히 화물자동차는 교통사고 사망자 감소 추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높은 사고율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5년간(’08~’12년) 화물자동차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6188명으로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수(2만7834명)의 22.2%를 차지한다. 이는 전체 교통사고 발생건수 112만57건 중 화물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율이 13.4%(15만109건)인 점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이는 화물자동차 사고 발생 시 대형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방증한다. 더 우려스러운 점은 화물자동차 교통사고 발생건수 점유율은 매년 감소하는(’08년 14.1% → ’12년 13.0%) 반면 교통사고 사망자수 비율은 제자리(’08년 22.9% → ’12년 22.8%)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우리 공단은 올해부터 ‘오천만의 교통안전, 행복한 대한민국’을 슬로건으로 전 국민이 안심하고 교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안전한 교통환경을 조성하는 ‘오천만 안심 프로젝트’를 전개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국제적 교통사고 감소모델인 UN 도로교통안전 10개년 행동계획과 연계해 2020년까지 교통사고를 절반으로 줄이기 위한 활동이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하려면 정부 및 관련기관의 정책적 노력뿐만 아니라 운수업체·운수종사자의 참여, 더 나아가 전 국민의 교통안전에 대한 관심이 전제되어야 한다. 일반적인 교통법규를 준수하는 것 외에도 전좌석 안전띠 매기,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안하기, DMB 시청금지와 같은 기본적인 질서를 지키는 일이 교통안전을 확보하는 첫 걸음이 될 것이다.
특히 화물자동차는 위급상황 시 적재물 과적으로 인한 제동거리 연장, 전복위험성 증가 등 교통사고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아 화주 및 운수업체·운수종사자의 각별한 법규준수 노력이 필요하다. 또 야간운행이 잦은 특성 상 후부반사판 장착, 등화장치 관리 등 차량정비를 철저히 해야만 운전자 본인뿐만 아니라 타인의 생명까지 배려하는 성숙한 교통문화가 정착될 수 있을 것이다.
정책적인 측면에서도 우리 공단은 화물운송자격제도를 강화해 부적격 운전자를 걸러내는 한편 운수종사자를 대상으로 안전운전 체험교육을 시행해 운전자가 안전운전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현재 공단 교통안전체험센터(경북 상주시 소재)에서 시행 중인 체험교육의 경우 교육전·후 사고감소 효과가 약 74%에 달하는 등 교육효과가 입증돼 교육 확대를 위해 수도권에 제2체험센터를 건립 추진 중에 있다.
더불어 지난해까지 1톤 이상의 사업용 화물자동차를 대상으로 보급된 디지털운행기록계를 활용해 1:1 맞춤형 안전관리도 진행하고 있다. 운행기록은 운수종사자의 운전 행태를 과학적으로 분석해 교통사고 유발 요인을 줄여 나가는데 기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디지털운행기록계에 에너지사용량 측정 기능을 추가한 통합단말기를 보급해 연비절감과 환경개선, 그리고 교통사고 감소의 1석 3조의 효과가 있는 에코드라이빙 실천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이밖에도 첨단도로점검자동차를 활용한 도로교통 안전점검을 통해 안전한 도로환경을 조성하고, 차선이탈방지장치, 주행안정성 제어장치 등 능동형 첨단안전장치 보급을 확대하는 등 인적 오류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교통사고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고발생 후 인적 피해를 최소화하는 정책도 추진 중에 있다. 교통사고 발생 시 차량에 설치된 단말기가 차량의 위치와 피해상황 등을 인근 소방서·의료기관·경찰서 등에 자동 전송하는 긴급구난체계(e-call)를 도입해 위급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는 사고대응시간을 단축해사고를 당한 인명을 구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행복한 국민이 세계무대에서 경쟁력 있는 국가를 만든다. 우리가 꿈꾸는 세계최고의 대한민국의 위상은 교통사고의 위협에서 벗어난 안전하고 행복한 국민이 만들어 나갈 것이다. 향후 우리나라가 세계최고의 국가경쟁력을 지닌 나라로 발돋움하기 위한 길은 교통안전을 확보해 우리의 소중한 인적 자원, 소중한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일부터 시작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겠다. < 코리아쉬핑가제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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