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기를 맞은 북미항로가 예상외로 선전하고 있다. 북미항로는 평년 비수기보다 높은 운임 수준을 보이며 선사들에게 포근한 새해의 시작을 알렸다. 더딘 운임회복을 보이던 북미항로는 지난해 연말로 접어들면서 운임인상에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한 선사 관계자는 “비수기에 진입했지만 지난해 말부터 운임인상을 모두 적용한 덕분에 전년동월대비 상대적으로 운임수준을 높게 유지하고 있는 편”이라며 “선사들이 선복을 감축한 영향도 있지만 물동량이 꾸준히 받쳐주고 있어 GRI를 적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북미항로 취항선사들은 지난해 10월부터 비수기를 대비해 윈터프로그램으로 선복을 감축했다. 매년 하는 선복 감축이었지만 때마침 중국발 수출물량이 예상외로 늘어나고, 연말 수출물량이 몰리면서 선사들은 선복을 ‘꽉꽉’ 채워나갔다.
한 두 달 지속될 것 같았던 현상은 1월까지 이어졌다. 1월말 중국 춘절을 앞두고 중국발 수출물량이 늘어나면서 선복이 더욱 타이트해졌기 때문이다. 선사들은 100%에 가까운 소석률을 보이며 비수기에는 운임방어용으로 시행하는 기본운임인상(GRI)을 매달 적용해 운임을 끌어올렸다.
상하이항운거래소가 1월24일 발표한 상하이발 북미항로 운임(FEU기준)은 서안노선이 2110달러로 12월 27일 발표한 1803달러에서 한 달 사이 307달러 인상됐다. 동안노선도 3427달러를 기록해 전월 3107달러보다 320달러 인상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11월부터 선사들이 공지한 GRI는 대부분 시장에 적용됐다.
11월15일부로 40피트 컨테이너(FEU당) 북미서안에 400달러, 북미동안에 600달러를 인상키로 했던 GRI가 시장에 2분의1 수준으로 적용된 후 매달 GRI가 100% 적용됐다.
12월20일자로 FEU당 북미서안에 200달러, 북미동안에 200달러의 GRI가 시장에 적용했다. 11월 중순까지 만해도 운임수준이 적정운임 수준 밑을 보이자 선사들은 곧바로 GRI를 시행했다.
선사들이 연말에 연달아 GRI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지만 수출물동량이 선복을 가득 채워 나가는 만큼 강력하게 운임인상에 임한 것으로 풀이된다.
선사들은 물동량 강세의 여세를 몰아 1월에도 운임인상을 시도했다. 선사들은 1월15일부터 FEU당 북미서안에 300달러, 북미동안에 300달러의 GRI를 시행에 성공했다. 2월에는 운임인상이 잡혀있지 않지만 선사들이 연휴를 염두에 두고 항차를 줄이면서 바로 운임하락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외국적 선사 관계자는 “연말부터 수출화물이 오버 부킹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설연휴전후로 선박 항차 수를 임시적으로 줄여 2월까지 소석률은 10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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