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사년 새해 해운업계는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는 큰 부담감을 안고 한해를 보내야 한다. 국내외 해운계는 새해들어 재편의 움직임이 이미 감지된 상태이고 시황은 불확실한 형국이다.
불투명한 상황에서 업계는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국가들이 경기부양책을 통해 교역량을 늘려 해운경기가 살아날 수 있기를 기원할 것이다. 호불황의 턴어라운드가 1년이라도 빨리 도래했으면 하는 바람일 게다.
지난해 해운업계는 글로벌 경기 악화로 인해 매우 힘든 시기를 겪어야 했다. 국내 해운업계의 경우 한일 등 일부 근해항로를 취항하는 중견선사를 제외하곤 대부분의 선사들이 심한 적자에 허덕여야 했다.
특히 벌크선사들은 1천p에도 못미치는 벌크선운임지수(BDI)가 방증하 듯 엄청난 적자에 시달리며 부도위기에서 간신히 버텨야 했다. STX그룹은 주력사인 STX팬오션을 매각한다고 발표하면서 시장에 매물로 내놓았다.
그 주요인은 위기에 있는 그룹의 유동자금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지만 곤두박질친 벌크선 시황이 한몫 거들었다는 표현이 맞을 수도 있겠다.
대한해운도 시장에 매물로 나온 상태이니 국내 1, 2위 벌크선사들이 새 주인을 찾게 된 셈이다. 어떻게 보면 참담한 심정이다. 2008년 가을 리먼사태가 화근이 된 글로벌 경기침체가 이토록 해운업계에 깊은 상처를 남길 지는 예상치 못했다.
새해 들어 이들 양 선사들의 거취가 가장 큰 관심사가 된 셈이지만 증시에선 매물로 나온 이후 STX팬오션은 물론이고 대한해운의 주식도 한 때 급등하는 현상을 보면서 만감이 교차했다.
한편 한진해운, 현대상선의 경우 지난해 엄청난 적자를 보전키 위해 남다른 각오로 새해를 임했을 것이다. 해운전문가들이 내년 후반기쯤을 실질적인 턴어라운드 시점으로 보기 때문에 새해에 거는 기대는 사실상 그리 크지는 않다.
하지만 미국 경제가 살아나고 중국 새정부가 경기부양책에 적극적인 제스처를 보내고 있어 재정위기에 있는 유럽경제가 어느 정도 호전될 경우 의외로 빨리 경기 회복세가 시현될 수도 있다는 희망을 조금이나마 갖게 한다.
새해 들어 북미, 유럽지역 취항 정기선사들이 지속적인 운임인상을 시도하고 있는 점이 올 해운경기를 예측할 수 있는 단초가 될 수도 있다. 물론 워낙 큰 적자를 화급히 메꿔야 하는 선사 입장에선 호락호락하지 않지만 운임인상이라는 수단이 유동자금을 확보하는 데 가장 수월한 방법일 것으로 해석된다.
더구나 비수기에 연이어 운임인상계획을 발표하는 정기선사들의 움직임에서 다소 긍정적인 시황예측도 가능하지 않을까. 새해를 맞아 해운업계가 깊은 침체의 겨울잠에서 깨 크게 기지개를 켜고 자신감 있는 행보를 했으면 한다.
시황의 굴레에 너무 위축돼 있는 해운업계의 기를 살리기 위해선 새정부의 해운위기 관리 시스템이 관건이 될 수도 있다. 새정부는 정부조직개편을 통해 해양수산부를 부활하거나 옛 해양수산부 플러스 타 기능을 보탠 해운부문을 관장하는 새로운 부처를 신설할 계획이다. 아마도 해양수산, 물류, 조선 분야 등을 아우르는 통합된 행정부처의 탄생이 있을 것으로 조심스레 기대해 본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을 그대로 지켜준다면 해운산업에 대한 과감한 지원정책이 속도를 내 불황 타개 시점을 보다 앞당길 수도 있다. 무엇보다 계사년 뱀띠해를 맞아 지혜로운 선사들의 자구노력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이에 맞춰 새정부가 해운산업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국가경제 위기시마다 버팀목이 돼 왔던 해운업 육성에 우선순위를 두고 적극적인 지원책을 펼쳐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 정창훈 편집국장 chje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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