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시황 바닥론속 STX팬오션, 대한해운 매각수순에 촉각

해운업종이 장기불황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주요 업체인 대한해운과 STX팬오션 등이 매물로 등장했다. 업황 회복 기대감을 등에 엎고 이들 매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는 21일 대한해운에 대한 매각 본입찰이 진행된다. 이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 정밀실사를 거쳐 늦어도 3월 말에는 매각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해운업 바닥론’을 제기하면서 이번 매각 성공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특히 최근 한달 동안 해운업종 주가는 18.94%나 올랐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경제 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이후 줄곧 침체일로를 걸어왔던 해운업종이 되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분위기 덕에 지난해 12월 26일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와 선박투자회사인 제니스파트너스코리아, SK그룹, CJ그룹, 동아탱커 등 5곳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해 일단 매각흥행에는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STX팬오션은 지난해 말 모건스탠리와 스탠다드차타드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한 상태다. 이달 중으로 인수 예상 후보자들에게 투자제안서(IM)를 발송할 계획이다. 매물로 나오자 마자 국내 굴지의 기업들은 물론 유럽계 선사와 외국 투자은행 등이 관심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기나긴 불황으로 해운업종 내에서 상당 수준의 구조조정이 진행됐고, 오랜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로 올해 시황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들 해운사 매각도 순조로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해운업 불황의 주요 원인이었던 수요 부진과 공급 과잉이 올해 다소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며 “해운업황이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형성된만큼 지금이야말로 가장 저렴한 가격에 해운업체를 인수할 수 있는 적기”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 대규모 발주로 2011년과 2012년에 연간 1000척 이상의 벌크선이 인도됐지만 2013년부터는 급격하게 수주량이 감소하면서 다른 선종들에 비해 공급과잉 문제가 빠르게 정리되고 있다”며 “또 미국이 장기에너지 플랜에 가스 소비량은 늘리고 석탄 소비량은 줄이되, 석탄 수출은 늘리기로 하면서 그동안 호주와 인도에 집중되어 있던 석탄 수송이 태평양으로 이동하면서 수송거리가 긴 물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지난 12월 중순 운임이 인상된 후 그 주에 스팟 지수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급등했다”며 “운임 인상이 시장에 어느정도 반영됐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무엇보다 비수기에 운임 인상을 진행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평가했다.

이어 “적재율이 상승했고 그동안 선사들이 운임 회복을 위해 계선율도 증가한 상황”이라면서 “2월 구정까지는 운임이 상승추세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더욱이 대한해운을 인수할 경우 시너지 효과도 클 것으로 전망했다. 엄 연구원은 “대한해운은 포스코 11선을 비롯해, 한국전력공사, 한국가스공사 등과 전용선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며 “SK해운의 경우 전용선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만큼 전용선 물량을 늘릴 수 있고, CJ그룹의 경우 대한통운을 인수한 이후 해상 물량을 담당하는 사업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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