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 이후 1년, 부산항이 뜬다

●●●일본 대지진 이후 부산항을 통한 한-일간 수출입화물 물동량이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가 2일 발표한 「일본 대지진 이후 1년, 한일간 물류동향 및 전망」에 따르면, 지난해 對일본 해상화물 수출물동량은 전년대비 27.4% 증가한 3,958만t을 기록했으며 올해 1~5월 중에는 전년 동기대비 7.5% 증가한 1,759만톤을 기록했다.

對일본 수출금액도 2011년 전년대비 40.8% 증가한 39억680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올 1~5월중에는 전년동기대비 2.8% 증가한 15억9700만달러를 기록했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 구호물품과 복구물자 특수로 수출금액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재정위기 심화로 최근 증가세가 위축되었지만 타지역 대비 선전하고 있다.

지난해 3~4월에는 대지진으로 인한 구호물품과 복구물자 특수로 수출물동량이 크게 늘어났던 점을 감안했을 때 올해 수출물동량의 증가는 예사롭지 않다.
지난해 대일본 해상화물 수입물동량은 전년대비 4.7% 감소한 3,957만t을 기록한 데 반해 올 1~5월 중에는 전년 동기대비 1.8% 증가한 1,701만t을 기록했다. 지난해 대지진에 따른 일본 지역 생산시설 파괴로 인해 해상화물 수입물동량이 감소했으나 최근 회복세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2011년 대일본 수입금액도 전년대비 6.3% 소폭 증가한 68억3,20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2012년 1~5월 중에는 전년 동기대비 1.7% 감소한 27억 6,300만달러를 기록했다. 2011년에는 화공품 및 기타잡화 수입증가로 인해 전년대비 수입금액이 증가했으나 금년에는 완제품 생산을 위한 각종 핵심부품과 소재 수입 감소로 인해 전년 동기대비 수입금액이 다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금년 1~5월 해상 수출물동량 중 35.2%(620만1천t)가 환적 물동량으로 작년 동기(531만 6천톤)대비 9.9%포인트 증가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부산항은 자연 재해 안전지역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고, 도쿄나 요코하마항과 비교했을 때 컨테이너 취급요금이 20~40% 정도 저렴해 대일본 수출입물류 허브항으로서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품목별 물동량 추이를 보면 1~5월 중 자본재에 속한 차량 및 부품, 전기기기, 기계류의 수출물동량이 전년 동기대비 각각 68.4%, 29.1%, 16.8% 증가했다. 대지진으로 인해 산업생산 차질 발생으로 일본업체들이 한국으로부터 자본재 수입을 확대함에 따라 대일 수출물동량이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1~5월 중 유류 수입물동량도 전년 동기대비 38.5%로 크게 증가했으나 철강, 기타잡화의 수입물동량이 전년 동기대비 각각 20.4%, 14.5% 감소했다. 유류 수입물동량 증가는 대지진으로 인한 시설파괴 이후 일본 정유사들이 빠른 복구를 통해 정상운영되고 있음을 방증하고 있다.

일본 대지진 이후 폐쇄됐던 7개 항구의 운항이 현재 재개됐고, 이중 한일항로가 개설된 항구는 센다이, 오나하마, 오후나토, 하치노헤항으로 지난해 3분기 이후 일본 동북부 지역 노선 재개로 수출입물동량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남성해운은 센다이항과 하치노헤항 서비스를 각각 9월 말, 12월 중순부터 재개했으며 비교적 항만 시설 파괴가 심했던 오나하마항도 금년 4월부터 재취항했다. 흥아해운은 금년 3월 말부터 센다이항 기항에 나서는 등 대부분의 국적선사들이 동일본 서비스를 재개하고 있다.

허브항만 경쟁력, 일본기업 ‘관심’

최근 인근 배후물류단지에 물류센터 조성, 최신 하역장비 도입 등으로 한국 항만의 경쟁력이 강화되면서 일본기업들이 부산항을 적극 활용하는 동시에 부산항 배후지역으로 진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일본 동북지방이 향후 허브항만을 부산항으로 변경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한국무역협회 이병무 물류협력실장은 “국내 항만과 일본 동북지방 항만의 연계 가능성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이를 선제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며 “국내항만 배후단지에 일본기업 유치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일본 항공화물 수출물동량은 오히려 감소했다. 2011년 대일본 항공화물 수출물동량은 전년대비 15.7% 감소한 13만1천t을 기록했으며 2012년 1~5월 중에는 전년 동기대비 2.4% 감소한 5만 4천t을 기록했다.

2011년 대일본 항공화물 수입물동량은 전년대비 7.6% 감소한 14만톤을 기록했으며 2012년 1~5월 중에는 전년 동기대비 9.9% 감소한 5만 3천 톤을 기록했다. 대지진 피해가 있었던 센다이공항은 지진 이후 1개월만에 정상화되어 항공화물 수출입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품목별로는 2011년 반도체, 평판디스플레이, 광학기기의 항공화물 수출물동량은 전년대비 각각 17.3%, 58.4%, 46.4% 감소했으며 2012년 1~5월 중에는 전년 동기대비 각각 2.5%, 75.7%, 41.1% 감소했다.

이러한 항공화물 수출물동량 감소는 주요 품목의 경량화 추세와 물류비 절감을 위한 해상운송으로의 운송수단 전환 등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