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6-28 13:05

판례/ 보험자의 담보특약 설명의무

金炫 법무법인 세창 대표 변호사 (국토해양부 고문 변호사)

■ 대법원 2010년 9월9일 선고 2009다105383 판결

【원고,상고인】 한△손해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한재환 외 1인)
【피고,피상고인】 주식회사 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동인)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 유】 

1. 기초사실

피고A는 2006년 5월22일 기선과 부선(“선박들”)을 매수했고 그 대금에 사용하기 위해 같은 달 23일 피고 B 와 선박 시설대여(리스)계약을 체결해 리스자금을 대출받았다. 한편 원고는 2006년 6월2일 피고들과 사이에 선박들에 대해 선박보험계약을 체결했다.

선박보험계약에는 워런티(Warranty)의 하나로 2006년 7월2일까지 부선(“본선”)에 대해 KR(한국선급), 한리손해사정 또는 한국해사감정의 현상검사를 받고 모든 권고사항이 충족돼야 한다는 워런티 조항이 편입됐다.

피고A는 2007년 5월2일에 이르러서야 한국해사감정으로부터 본선에 대한 현상검사를 받았고 본선은 같은 달 6일 목포항을 떠나 태안반도 인근 모래채취구역으로 예인되던 중 다른 선박과 충돌하는 사고를 당했다.

피고A는 선박 수리비를 청구했으나 원고는 2006년 7월2일까지 현상검사를 받아야 하는 워런티 조항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그 지급을 거절했다.

2. 대법원의 판단

가.약관의 의의에 관한 법리오해의 점에 대해

(1) 계약의 일방 당사자가 다수의 상대방과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서 일정한 형식에 의해 미리 계약서를 마련해 두었다가 어느 한 상대방에게 이를 제시해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에도 그 상대방과 사이에 특정 조항에 관해 개별적인 교섭(또는 흥정)을 거침으로써 상대방이 자신의 이익을 조정할 기회를 가졌다면 그 특정 조항은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의 규율대상이 아닌 개별약정이 된다고 보아야 한다.

이때 개별적인 교섭이 있었다고 하기 위해서는 비록 그 교섭의 결과가 반드시 특정 조항의 내용을 변경하는 형태로 나타나야 하는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적어도 계약의 상대방이 그 특정 조항을 미리 마련한 계약서의 내용에 구속되지 아니하고 당사자와 사이에 거의 대등한 지위에서 당해 특정 조항에 대해 충분한 검토와 고려를 한 뒤 영향력을 행사함으로써 그 내용을 변경할 가능성이 있어야 하고(대법원 2008년 7월10일 선고 2008다16950 판결 등 참조) 약관조항이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해 개별약정으로 됐다는 사실은 이를 주장하는 사업자 측에서 증명해야 한다(대법원 2003년 3월14일 선고 2001다83319판결 등 참조).

(2) 원심판결 이유와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이 사건 보험계약의 현상검사와 관련한 워런티 약관조항(이하 ‘이 사건 워런티 약관조항’이라고 한다)은 피고가 2006년 7월2일까지 이 사건 선박에 대한 현상검사와 그에 따른 권고사항을 이행할 것을 워런티 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는 사실 원고는 당초 이 사건 보험계약의 보험개시일을 리스자금의 대출일로 소급해 달라는 한국캐피탈의 요구에 응해 보험개시일을 계약 체결일 전인 2006년 5월26일로 정하고 이 보험개시일까지 현상검사 등을 이행할 것을 워런티 사항으로 정한 후 피고에게 현상검사를 반드시 받으라고 전화 연락을 하는 과정에서 피고로부터 이 사건 선박이 수리 중이어서 현상검사를 받을 수 없으니 현상검사 기한을 연기해 줄 것을 요청받고

2006년 7월2일을 현상검사 등의 이행 기한으로 정한 사실을 알 수 있기는 하나 이는 현상검사등을 이행해야 하는 기한에 관한 합의일 뿐 그 이행사항을 이행하지 아니했을 경우 그 즉시 원고의 보험금지급의무가 면제되는 효과 등에 관해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개별적이 교섭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자료를 기록상 찾아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워런티 약관조항은 여전히 구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2007년 8월3일 법률제863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약관규제법’이라고 한다)의 적용을 받는 약관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약관의 의의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나. 구 약관규제법 제3조 소정의 설명의무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점에 대해

(1) 사업자가 약관을 사용해 고객과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고객에게 약관의 내용을 계약의 종류에 따라 일반적으로 예상되는 방법으로 명시함으로써 그 약관내용을 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약관에 정해져 있는 중요한 내용을 고객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한다.

여기서 설명의무의 대상이 되는 ‘중요한 내용’이라 함은 사회통념에 비춰 고객이 계약 체결의 여부 또는 대가를 결정하거나 계약 체결 후 어떤 행동을 취할지에 관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항을 말하고 약관조항 중에서 무엇이 중요한 내용에 해당하는지에 관해는 일률적으로 말할 수 없으며 구체적인 사건에서 개별적 사정을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10년 7월15일 선고 2010다19990판결 등 참조).

한편 구 약관규제법 제3조 제2항 본문이 사업자에 대해 약관에 정해져 있는 중요한 내용을 고객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할 의무를 부과하고 같은 조 제3항이 이를 위반해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해당 약관을 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도록 한 것은 고객으로 해금 약관을 내용으로 하는 계약이 성립되는 경우에 각 당사자를 구속하게 될 내용을 미리 알고 약관에 의한 계약을 체결하도록 함으로써 고객이 예측하지 못한 불이익을 받게 되는 것을 방지해 고객을 보호하려는 데 그 입법 취지가 있다.

따라서 고객이 약관의 내용을 충분히 잘 알고 있는 경우에는 그 약관이 바로 계약내용이 돼 당사자에 대해 구속력을 갖는다고 할 것이므로 사업자로서는 고객에게 약관의 내용을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고(대법원 1998년 4월14일 선고 97다39308판결 참조) 이는 약관의 내용이 거래상 일반적이고 공통된 것이어서 보험계약자가 별도의 설명을 하지 아니해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사항이거나 이미 법령에 의해 정해진 것을 되풀이 하는 것에 불과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할 것이지만(대법원 2003년 12월11일 선고 2001다33253판결 위 대법원 2010다19990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이 사업자가 고객에게 약관의 내용을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는 점은 이를 주장하는 사업자가 증명해야 한다(대법원 2001년 7월27일 선고 99다55533 판결, 위 대법원 2010다19990 판결 등 참조).<계속> < 코리아쉬핑가제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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