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1-18 09:49

국내 최초 크루즈선 내달 뱃고동

하모니크루즈 한일노선 첫 취항…중러 노선 확대
한국식 맞춤형 상품으로 연간 8만명 유치 목표

하모니크루즈 한희승 회장
하모니크루즈 한희승 회장
세계 크루즈산업은 1960년대 처음 시작된 뒤 현재 여행 산업의 메카로 성장했다. 세계적으로 300여척의 크루즈선이 5대양을 누비며 1800만명의 크루즈 마니아를 실어나르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해상크루즈관광은 남의 나라 일이었다. 로얄캐러비안크루즈나 코스타크루즈 스타크루즈 등 크루즈선사들이 대부분 외국계라 한국인들이 크루즈 여행을 접하기란 좀처럼 쉽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나라 최초로 국적 해운회사가 운항하는 크루즈선이 취항을 앞두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 2010년 12월 한국 정부로부터 크루즈 면허를 취득한 뒤 지난해 2만6천t급 <클럽하모니>호를 인수한 하모니크루즈사는 2월1일 취항식을 갖고 본격적인 크루즈여행 시대를 열 계획이다.

한중일러 잇는 여행상품으로 차별화

<클럽하모니>호는 한국과 일본의 주요항을 기점으로 해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를 잇는 다양한 크루즈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클럽하모니>호는 길이 176m 폭 26m의 축구 경기장 2개 정도 규모로 383개의 객실을 보유해 최대 1000명까지 수용이 가능하다. 특히 야외수영장, 자쿠지, 대형극장, 고급 레스토랑, 피트니스클럽, 스파, 키즈클럽 등을 갖춘 유럽 정통 스타일의 크루즈선이다.

지난 1968년 컨테이너선으로 건조됐다가 1990년 이탈리아 조선소에서 크루즈 선박으로 재건조됐다. 유명 건축가가 선미를 중세시대 군함(갈레온선)으로 형상화한 게 특징이다. 이 선박은 지난해 12월25일 부산항에 도착한 뒤 취항을 위한 막바지 준비작업에 한창이다.

2월 처녀취항 예정인 하모니크루즈사의 <클럽하모니 / />호
2월 처녀취항 예정인 하모니크루즈사의 <클럽하모니>호

하모니크루즈 한희승 회장은 17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크루즈산업은 100% 외국 크루즈선에 의존해왔지만 꾸준히 성장해 아웃바운드(출국) 3만명 시대를 열었다”며 “제도미비, 숙련된 인력의 태부족, 정책 미비 등으로 수많은 난관이 있었지만 각계의 격려와 임직원의 노력에 힘입어 역사적인 취항을 앞두게 됐다”고 취항 소감을 밝혔다.

크루즈산업은 매년 8%씩 성장하고 있다. 관광산업 중 성장속도가 가장 빠르다. 금융위기인 2008년에도 성장곡선은 꺾이지 않았다. 선진국에선 1인당 국민소득이 1만5천달러 시대부터 크루즈 사업을 시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만해도 세계적인 규모의 크루즈선사 3곳이 활발히 영업을 벌이고 있다.

한 회장은 “2만달러를 넘어선 우리나라에선 크루즈선 사업이 오히려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며 “1호선인 <클럽하모니>호의 취항을 계기로 동북아는 물론 세계적인 크루즈선사로 성장할 것을 약속 드린다”고 말했다.

하모니크루즈는 2월16일 한일노선 첫 취항에 나선 뒤 3월 중순께 일본발 상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요즘 한류가 세계적인 화제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한류바람이 가장 먼저 휘몰아친 일본지역 관광객을 공략하기 위한 포석이다. 이어 여름철이 되면 중국과 동해를 거치는 러시아 노선 취항에도 나설 예정이다.

하모니크루즈는 한국인 여행객을 위한 맞춤식 서비스로 시장을 노크한다. 한국인 승무원들이 다수 승선해 외국 크루즈선을 이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언어소통의 문제를 없앴으며 한국 요리를 한국인과 동양인의 입맛에 맞는 최고급 F&B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국인의 휴가 패턴에 맞게 서비스할 일정과 프로그램으로 다른 외국 크루즈선사와는 차별화된 한국형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 한국 승객과 일본 중국 등 한류중심 지역의 승객들을 위한 무대도 꾸며 이용객 유치에 나선다.

“크루즈 사업은 소프트웨어가 성패를 좌우한다. 국내 기항하는 어느 선사보다 훌륭한 식사와 엔터테인먼트로 한류와 외국공연팀을 아울러서 독특한 컬러를 만들어내겠다. 마케팅을 처음 시작하면서 국내 뿐 아니라 일본 쪽의 호응을 많이 얻고 있다. 일본 3개 크루즈선사가 활동하고 있는데, 4번째 크루즈선사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기사가 날 정도다.”

“크루즈선 안전 보장합니다”

이날 간담회에선 코스타 <콩코르디아>호 좌초사고를 의식한 듯 선박 안전성을 강조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한 회장은 선령이 오래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크루즈선은 철저한 관리로 50년 된 선박이 양호하게 운항하고 있고, 선령에 따른 문제는 없다고 보면 된다”며 “통상 크루즈선엔 선장이 2명 승선하는데 하모니크루즈는 안전성 확보를 위해 선장 3명을 배치했다”고 말했다.

하모니크루즈 신재희 사장
하모니크루즈 신재희 사장

“컨테이너선에서 개조한 선박임에도 엔진이 4대여서 처음부터 크루즈선을 목표로 건조된 것으로 보인다. 컨테이너선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선체가 보강이 잘돼 있다. 북유럽과 미국을 다니도록 건조했기 때문에 빙해역도 다닐 수 있도록 건조됐다. 일반 크루즈선에 비해 선체가 1.5배 무거워 경제성면에선 불리하지만 안전성 면에선 유리하다. 12월께 난징항에서 폭우를 만나 파도가 8~9m까지 일었지만 사고 없이 운항했다.”

간담회에 함께 참석한 신재희 사장도 <클럽하모니>호의 높은 안전성을 설명했다. “크루즈선은 안전이 굉장히 중요하다. <클럽하모니>호는 이탈리아선급 뿐 아니라 한국선급의 검사도 통과했으며 영국 스팀쉽 보험회사에 선체 뿐 아니라 모든 사고를 대상으로 보험을 가입했다. 모든 안전사항을 확인한 다음에 보험을 받을 수 있다.”

하모니크루즈측은 또 지난 100년간의 크루즈선 사고사례를 분석해 항공과 비교했다. 크루즈선은 100년 사이 5건의 사고가 발생해 1714명의 승객이 사망했다. 이 중 가장 첫 번째 사고가 1912년 발생한 타이타닉호다. 타이타닉호 침몰로 전체 크루즈 사고 인명 피해의 대부분인 1517명이 사망했다. 반면 항공에선 지난 40년간 17대의 항공기가 사고를 당했으며 사고로 4867명이 사망했다.

한 회장은 마지막으로 “올해 이용객 8만명 매출 6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200억원을 외국판매를 통해 거둬들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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