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선업계는 지속적인 기술개발을 통해 세계 조선업계에서 가장 앞서가고 있다. 셸이 (삼성중공업과 함께) 개발하고 있는 LNG(액화천연가스) FPSO 등은 한국 기술 발전의 큰 모델이다.”
영국 로이드선급(Lloyd's Register)의 한국 진출 50주년을 맞아 방한한 리차드 새들러 최고경영자(CEO)는 10일 기자와 만나 세계 톱을 달리고 있는 한국 조선시장의 기술력을 높이 평가했다. 한국 조선과 해운산업은 기술 뿐 아니라 공급망(서플라이체인)에서도 높은 품질을 갖고 있어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으며 세계 시장에서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2007년부터 CEO로 활동하고 있는 새들러는 한국 조선사들과의 기술 제휴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우리도 부산에서 기술개발팀을 운영하면서 현대 삼성 대우 STX 한진 성동 등의 조선사들과 공동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AP묄러-머스크의 18000TEU 기술을 대우조선과, LNG선에서 벙커 대신 LNG를 연료로 쓸 수 있는 기술을 삼성중공업 등과 개발하고 있다. 특히 (선박용) 원자력발전은 로이드가 선두주자고 룰을 개발해놓은 상태다. 원자력 리액터를 배에 적용해서 엔진동력을 구동시킬 수 있는 기술을 (조선사들과) 개발하려고 한다.”
올해로 251년의 역사를 가진 로이드선급은 전 세계에 78개국에 진출해 6400여명의 직원을 거느린 세계 최대 선박검사기관이다. 한국엔 지난 1961년 진출했으며, 현재 9개 사무소와 300여명의 인력을 두고 있다.
이날 새들러 CEO는 한국 시장에서의 성공과 성장을 바탕으로 한 글로벌 5개년 성장 계획을 밝혔다. 수입을 올해 9억파운드(약 1조6천억원)에서 15억파운드(약 2조6천억원)로 50% 이상의 늘린다는 계획이다. 특히 아시아 시장에선 전체 수입의 30%인 4억5천만파운드(약 8000억원)를 2015년까지 거둔다는 목표다. 로이드선급은 올해 아시아 시장에서 50% 성장한 3억파운드(약 5370억원)의 수입을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로이드는 오랜 역사를 바탕으로 선박검사 뿐 아니라 에너지 식품안전 철도 원자력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서비스를 벌이고 있다. 특히 한국 에너지시장에서 2015년까지 1050만파운드(188억원)의 수입을 창출해 50% 이상 성장한다는 각오다. 로이드선급은 에너지 분야 및 철도 운송 분야에서도 현지 독립적인 인증기관 인수를 통해 한국에서의 성장을 촉진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09년 개통된 서울시 지하철 9호선은 로이드선급으로부터 안전인증서를 발급받은 한국 최초 철도 프로젝트다. 이밖에 용인 경전철 부산-김해 경전철, 신분당선, 한국형 틸팅열차시스템, KTX 등이 로이드선급의 안전검사를 거쳤으며, 현재 인천공항 자기부상열차도 로이드선급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로이드 매출액의 8%를 한국에서 달성하고 있다. 한국의 조선 뿐 아니라 에너지나 철도안전 등의 분야로 진출하고 있다. 연구와 투자 확대를 통해 한국 사회에서 로이드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새들러 CEO는 한국선급(KR)과는 경쟁자이면서도 협력자라고 말했다. 오공균 회장을 언급하며 앞으로도 많은 사업들을 한국선급과 함께 진행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한국엔 한국선급이 다양한 산업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 한국선급과 경쟁관계에 있다는 걸 말하고 싶다. 한국 조선산업이 성장하면서 IMO(국제해사기구) 규칙개발 등의 해운안전에서 한국선급과 협조하고 있다. 오공균 회장이 한국선급이 원자력이나 상선 쪽에 포커스를 갖고 있는 걸 알고 있다. 원자력발전이나 상선 등에서 기술개발 등의 협력을 할 것이다.”<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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