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9-09 17:17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덴마크의 머스크라인이 최근 10척의 대형 컨테이너선을 발주한 가운데 국내 대형 조선사들과 물밑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머스크가 세계 1위(선복량 기준) 업체인 만큼, 이번 발주는 다른 선사들의 투자전략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추가 발주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ㆍ삼성중공업ㆍ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는 이달 초 머스크로부터 1만6000TEU급 컨테이너선 10척에 대한 입찰의향서를 접수하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 업체를 제외하고 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 역시 입찰에 참여했다. 당초 국내 업체들과 치열한 수주경쟁 예상됐던 중국 조선업체들은 이번 입찰에 참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빅3'를 포함해 한진중공업까지 입찰에 참여한 상태여서 국내 업체들의 수주가 유력한 상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선사들의 가격 및 품질경쟁력이 머스크의 발길을 한국쪽으로 돌리게 한 것 같다"고 전했다.
특히 낮은 선가에도 발주를 자재했던 머스크가 신조선 건조를 결정함으로써 향후 선박시장에 미치는 파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운업 특성상 대형 선사가 새로운 선형을 발주하면 나머지 선사들도 신조선 건조를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로써 벌크선이나 탱커선에 밀려 신조선 시장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던 컨테이너선이 시황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일단 조선업계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큰손'이 움직인 만큼 투자에 소극적이었던 선사들의 계획에도 변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대형 컨테이너선들이 발주될 경우 건조경험과 기술력에서 앞선 국내 대형 조선사들의 수주가 유력하다. 실제로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은 에버그린과 NOL이 최근 발주한 대형 컨테이너선을 모두수주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대형 컨테이너선의 경우 최소 5척의 이상의 수주가 가능하다"며 "조선소의 수익성 개선 및 일감확보에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해운사들은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선복 과잉' 논란 때문이다. 시황이 완전하게 회복되지 않은 시점에서 자칫하면 앞으로 발주될 선박이 공급과잉을 불러올 수 있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컨테이너선사들의 재무적인 상황을 고려할 때 아직 대규모 투자를 시행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해운업계 일부에서는 '감속운항(slow steaming)'이나 국제해사기구(IMO)의 이산화탄소 규제 등을 고려하면 신조선 발주는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있다. 감속운항으로 발생한 선복량을 채워야하고 IMO의 규제에 대비한 선박을 미리 준비해야 할 시기라는 것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불황을 타계하기 위해 선사들이 도입한 감속운항은 시황에 상관없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로 인해 추가 선박들이 투입될 공간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IMO의 규제에 대비한 선박들을 선가가 낮은 지금 발주하는 것은 합리적인 판단"이라면 "국내 선사들이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할 대목"이라고 지적했다.<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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