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7-31 13:15

호주항로/ 물동량 약세시황에 GRI ‘유야무야’

선사들 성수기 맞아 인상 재시도 별러
호주항로는 최근 물동량 약세와 신규 진출 선사들의 공격적인 영업이 가세해 7월 계획했던 기본운임인상(GRI)이 성공을 거두지 못하는 등 침체된 모습이다.

취항선사 단체인 아시아-호주항로협의협정(AADA)은 7월1일부터 한국-호주 수출항로의 해상운임을 20피트 컨테이너(TEU)당 350달러 인상할 방침이었다. 선사들은 지난 1년동안 선비, 용선료, 인건비 등 운항 원가는 대폭 늘어난 반면 운임은 하락세를 보였다고 인상배경을 설명하며 적극적인 공세를 취했다.

지난해 초 TEU당 900달러 가량이었던 해상운임이 최근 들어 600달러 수준으로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국제유가와 달러가치 하락으로 운항채산성이 크게 악화됐다고 인상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하주측은 그러나 호주항로 물동량이 작년과 비교해 약세를 나타내고 있고 신규 선사 진출과 대형선박 투입으로 선복이 여유가 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들어 선사들의 이같은 요구를 받아주지 않았다. 결국 의욕적으로 추진해던 이번 GRI는 유야무야되고 말았다.

올해 들어 한국발 호주 수출항로 물동량은 지난해보다 약세를 띠고 있다. 상반기(1~6월)까지 이 항로 물동량은 2만8천TEU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만2천TEU와 비교해 11.9% 하락했다. 다행히 6월 물동량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6% 늘어난 4,795TEU로 선전했다지만 선복이 작년과 비교해 크게 늘어난 상황이어서 이같은 호조는 아직까지 항로 시황의 전반적인 상승세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베이징 올림픽을 맞아 중국이 위험화물 반입을 금지하면서 믿었던 중국 물동량까지 지지부진한 모습을
면치 못하고 있어 더욱 호주항로의 상황을 어렵게 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5월 들어 새롭게 진출한 흥아해운과 STX팬오션이 공격적인 집화영업을 벌이고 있는 점도 운임 시황에 마이너스 요인이 되고 있다. 신규 진출 선사들이 화물을 끌어 모으기 위해 기존 취항선사들보다 유리한 운임으로 영업에 나서기 때문이다. 두 선사는 공격적인 영업 덕에 이 항로에서 두달 동안 20%의 점유율을 나타낼 만큼 강한 면모를 보였다.

7월 GRI가 비록 무위로 돌아갔다지만 호주항로의 향후 전망은 어둡지만은 않다. 호주항로의 성수기가 대략 8월부터 시작될 뿐 아니라 베이징 올림픽이 끝나는 9월부터 중국이 다시 왕성한 생산력을 발휘하며 물동량 상승을 견인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따라 선사들은 8월 들어선 GRI 금액의 전부는 아니더라도 어느 수준까지 인상분을 적용하기 위해 하주들과 밀고 당기기를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성수기가 본격화되고 중국 물동량이 쏟아지기 시작할 경우 선사들이 중국으로의 선복 전배를 심각하게 고려할 것이란 점도 운임시황의 변수로 지적된다.

취항선사 관계자는 “한국 시장의 운임이 주변국 항만보다 낮은 상황을 하주들이 참작해야 한다”며 “운임을 낮추려고만 할 경우 성수기 접어들어선 오히려 부메랑이 돼 돌아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선사들은 향후 운임인상 계획으로 9월중순께 TEU당 250달러의 성수기할증료(PSS) 도입과 10월 GRI를 목표하고 있다. 한편 호주항로 유가할증료(BAF)는 8월8일을 기해 TEU당 650달러로 인상된다. 7월18일 575달러로 인상된 이후 3주만에 75달러가 추가 인상되는 것이다. 이번 인상으로 호주항로 BAF는 기본운임보다 높은 수준까지 상승할 전망이다.<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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