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6-26 15:16
호주항로 / 7월 GRI로 선하주 줄다리기
선사측, 채산성악화 목소리 높여
호주항로는 7월 해상운임 인상(GRI)을 앞두고 선사와 하주들의 밀고 당기기가 한창이다. 선사들은 선복수급을 원활히 하기 위해 이번 GRI는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하주들은 항로 상황이 강세가 아닌 상황에서 운임 인상에 손사레를 치고 있다.
취항선사 단체인 아시아-호주항로협의협정(AADA)은 7월1일부터 한국-호주 수출항로의 해상운임을 20피트 컨테이너(TEU)당 350달러 인상한다. 40피트 컨테이너(FEU) 인상폭은 그 두배인 700달러다. 선사들은 지난 1년동안 선비, 용선료, 인건비 등 운항 원가는 대폭 늘어난 반면 운임은 하락세를 보였다고 GRI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해 초 TEU당 900달러 가량이었던 이 항로 해상운임은 최근 들어 700달러 이하로 200달러 가량 하락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선사들은 비록 유가할증료로 연료유 상승분을 보전받고 있다지만 이마저도 70% 정도만을 징수할 뿐 모든 하주에 적용하지 못하고 있고 결재통화인 달러화 가치하락으로 운항 채산성이 날로 악화되고 있다고 볼멘 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외국적 선사들의 경우 이번 GRI가 성공해야 다가오는 성수기를 맞아 한국발 선복을 지킬 수 있다고 말한다.
외국선사 관계자는 “운임인상이 100%는 아니더라도 소기의 성과는 거둬야 할 것”이라며 “그렇지 못할 경우 성수기 접어들어 중국발 물량이 크게 늘어날 경우 한국발 선복 감축은 불을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주측은 호주항로 시황이 강세를 보이지 않고 있고 신규 선사 진출 및 대형선박 투입으로 선복이 여유가 있는 상황이어서 운임인상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다만 5월 물동량이 비교적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선사들에게 고무적이다. 5월 물동량은 지난해 같은달과 비교해 18.3% 늘어난 5423TEU를 기록했다. 이번달(6월)은 화물연대 파업의 영향으로 물동량이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파업이 풀리면서 선적 예약이 7월초까지 모두 끝나 있는 상황이다.
물동량 상승은 주력 수출품인 가전제품이 늘고 있고 동남아로 수입선을 바꿨던 호주 제지 수입하주들이 우리나라로 다시 돌아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호주항로 물동량 중 가전제품이 25%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종이류는 10% 내외다. 이밖에 레진화물 등 전반적인 화물들도 조금씩 증가세를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에버그린이 지난달부터 부산항 기항을 중단함으로써 선복상승분을 상쇄한 것도 호주항로 취항선사에 약이 됐다는 분석이다.
한편 취항선사들은 다음달(7월) 4일 유가할증료(BAF)를 TEU당 25달러 오른 525달러를 적용할 방침이다. 선사관계자는 최근 유가가 급격히 올라 이번 인상 후에도 추가 인상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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