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크화물운송등 개선점도 많아..국제협의체 창설 필요
중국횡단철도(TCR)가 지난 1일 개통 15주년을 맞았다.
TCR은 지난 1992년 이날 중국 롄윈강(連云港)에서 컨테이너 50개를 실은 '둥팡1080'호란 이름의 국제선 화물열차가 기적을 울리면서 시작됐다. 이 열차는 중국 국경인 알라산커우를 넘어 카자흐스탄 알마티, 러시아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달리며 신랜드브릿지의 출현을 알렸다.
현재 TCR 노선은 중심축인 룽하이시엔(隴海線)-란신시엔(蘭新線)의 경우 롄윈강에서 시작해 정저우, 란저우, 우르무치를 거쳐 카자흐스탄과의 국경도시인 알라산커우까지 4131km 구간을 연결하고 있다. 또 해외 연장노선을 통해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러시아, 이란, 벨라루시, 폴란드, 독일 및 네덜란드 로테르담등 총 1만900km 구간까지 연결된다.
TCR은 개통 후 15년이 지난 지금까지 동북아시아와 중앙아시아, 유럽을 오가는 통과화물 130만t, 22만3천TEU를 운송했으며, 이중 90% 이상이 롄윈강항에서 처리됐다.
TCR은 경쟁노선인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비교해 매년 빠른 물동량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TCR 물동량은 지난 2004년 4만4천TEU에서 올해는 3배가량 늘어난 12만5천TEU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TCR 이용 최대 물류기업은 한국의 서중물류로, 전체 물동량의 18%인 2만3천TEU를 취급하고 있다. 이어 중국의 국영 물류기업 시노트란스는 7~8%를 점유하고 있다.
특히 서중물류는 지난해 11월26일 외국기업으로는 최초로 중국 철도부와 블럭트레인 구성에 합의하고 같은해 12월5일 첫 열차를 운행함으로써 롄윈강-알라산커우간 운송기간을 12일에서 5일로 절반 이상 단축시켰다.
TCR은 15년동안 많은 발전을 이뤄왔지만 그와 함께 개선해야 할 점도 많은 것으로 지적된다. TCR은 TSR과 비교해 벌크화물에 대한 상차, 포장, 쇼링(고정), 라싱(결박) 등의 기준이 없어 화물운송의 안정성이 뒤쳐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 중국 정부가 위험물의 경우 수출국가의 안전성 검사를 마쳤다 하더라도 원천적으로 TCR을 통한 운송을 제한하고 있어 이에 대한 제도완화가 요구되고 있다.
한편 이날 TCR 개통 15주년을 맞아 TCR의 출발지인 중국 롄윈강항 신동방컨테이너터미널에서 중국 철도부, 롄윈강 시정부, 중국 및 한국, 일본,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물류 업·단체 관계자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식이 열렸다.
한국 물류업계 대표로 행사에 참여한 한국복합운송협회 김인환 회장은 축하인사말을 통해 "글로벌 물류기업의 경쟁력은 철도나 도로 항만배후지 등 사회간접자본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통제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TCR은 한중 양국 및 동북아 교역의 교두보일 뿐 아니라 우즈벡 등 중앙아시아 등을 연결하는 철의 실크로드로 발돋움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개선해야할 몇가지 문제점도 발견되고 있다"며 "이같은 문제점들을 개선할 때 진정으로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대륙교로서의 역할을 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선 2007년 통과화물 5만TEU째 화물의 상차식(上車式)이 같이 열렸다. 5만개째 통과화물은 이날 크레인에서 천천히 내려와 열차에 상차, TCR 노선을 타고 카자흐스탄을 향해 출발했다.
한편 한국의 서중물류는 TCR 개통 15주년을 기념해 롄윈강 현지에서 롄윈강시 및 중국 정부 등과 공동으로 TCR 관련 기관 및 이용기업 관계자 200여명을 초청한 가운데 제4차 TCR발전회의를 1~2일 이틀간 개최했다. 회의에서 서중물류 류제엽회장은 그간 TCR을 통한 운송루트 개발 상황에 대해 말하고 한국 및 중국, 일본 등 TCR 이용 기업들이 참여하는 국제협의체 창설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와관련 TSR은 러시아 철도청이 주관하는 국제운영기구인 CCTT가 구성돼 있으며 매년 정기회의를 통해 TSR 운영 및 개선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류회장은 "단일기업으로서 TCR 서비스 개선을 위한 의견을 중국 철도부에 여러차례 개진했으나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었다"며 "한국 정부 및 관련 기관, 이용기업, 일본 기관 및 민간기업 등 국제적인 TCR 운영기구가 꾸려져 서비스 개선에 대해 얘기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롄윈강=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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