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조선 현장 여사원, 새해 첫선박 스폰서

현대중공업 황순옥 씨, 佛 컨-선 명명식 초대

고품질 선박 감사 표시로 선주가 특별 요청

▲현대중공업 현장작업자 황순옥 씨(가운데)가 선박 명명 도끼질을 한 뒤 남편 이효승 씨(바로 우측 옆)와 함께 선박을 지켜보고 있다.

조선 현장에서 23년간 근무하던 생산직 여사원이 대형 선박의 스폰서(Sponsor)로 나서 화제가 되고 있다.

선박의 스폰서는 완성된 배의 이름을 짓는 명명식(命名式)의 주인공으로, 그동안에는 주로 선주(船主)의 부인이나 딸, 선주사의 고위 관계자 등이 맡아온 것이 관례였다.

화제의 주인공은 현대중공업에서 선박의 의장작업을 담당하는 황순옥(黃順玉/ 57세, 의장1부) 씨로, 현대중공업이 1월 8일(월) 오전 11시 울산 본사에서 개최한 프랑스 CMA-CGM사(社)의 5천1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명명식에서 스폰서로 나섰다. 이는 현대중공업이 새해 들어 처음으로 개최하는 명명식이다.

황순옥 씨는 1984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해 줄곧 전기장치 설치와 선체 크리닝(Cleaning) 등 의장작업을 담당해 왔으며, 가족으로는 같은 회사에 다니다 정년퇴임한 남편 이효승 씨(60세) 사이에 출가한 두 딸이 있다.

이날 CMA-CGM사의 선주는 우수한 품질의 선박을 만들어준 현장 직원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새해를 맞아 현장 직원들의 사기와 의욕을 북돋아주고자 특별히 황순옥 씨를 스폰서로 초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순옥 씨는 이날 남편과 함께 명명식에 참석해 ‘푸른 고래’라는 뜻으로 「CMA CGM 블루훼일(Blue Whale)」호라고 배 이름을 지었으며, “평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기회를 얻게 되어 무척 기쁘고, 조선소에 근무해 온 것에 큰 보람을 느낀다”고 소감을 말했다.

현대중공업에서는 1996년과 1997년, 2003년에 각각 한 번씩, 지금까지 총 3명의 생산직 여사원이 명명식 스폰서로 나선 바 있으며, 최근에는 노조위원장 부인이 스폰서로 나서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이날 명명한 선박은 길이 294미터, 폭 32미터, 높이 21미터 규모로, 이날 명명식 직후 선주 측에 인도됐다.

명명식에는 현대중공업 황무수(黃武秀) 부사장과 CMA-CGM사 제라드(L. Gerard) 본부장 등 공사 관계자 6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