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1-29 09:30
28일 오후 4시15분께 한성항공 205편(기종 ATR-72)이 제주공항 활주로에 착륙하는 순간 앞바퀴 부분(노우즈 랜딩기어)이 파손되면서 앞바퀴 타이어 2개가 떨어져 나갔다.
항공기는 활주로 바닥에 세 번 튕기고 나서 동체 일부가 바닥에 닿은 채로 활주로를 따라 300여m를 미끄러진 뒤 기수부분이 오른쪽으로 돌아가면서 멈췄으며 동체 앞 부분에서 하얀 연기가 났으나 다행히 화재로 이어지지는 않아 대형 참사를 모면했다.
이 사고로 승객 박모(57.여)씨와 기장 홍모(60)씨 등 승객과 승무원 6명이 긴급출동한 119에 의해 제주시 한라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부상정도는 경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항공기에 탑승한 전모(25.여)씨는 "항공기가 활주로에 착지하자마자 '쿵'하는 소리가 세 번 나고 계속 미끄러지다가 멈췄다"며 "기장석 쪽에서 연기가 났고 승객들은 열린 앞 문으로 뛰어내려 탈출했다"고 말했다.
승객 정원 66명인 항공기는 승객 64명과 승무원 등 모두 69명을 태우고 이날 오후 3시7분께 김포공항을 이륙해 오후 4시30분 제주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사고가 나자 제주공항 주활주로인 동-서 활주로가 3시간여 동안 폐쇄됐고, 보잉737기 이하의 중소형 항공기만 보조활주로인 남-북 활주로를 이용하는 바람에 이날 오후 8시까지 제주도착 15편, 출발 16편이 무더기로 결항됐고, 나머지 항공기도 연결편 관계로 2∼3시간씩 지연 운항됐다.
이에 따라 제주공항 출발대합실은 대기승객들로 북새통을 이뤘고, 항공사 직원들은 승객들로부터 항의를 받는가 하면 후속 항공기 운항에 맞춰 승객들을 안내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한성항공 관계자는 "착륙하는 시점에 갑자기 돌풍이 불어 승객의 안전을 위해 앞바퀴부터 착륙하는 '하드랜딩'을 시도해 앞바퀴에 무리가 가서 파손된 것 같다"며 "비상대책반을 제주에 보내서 항공기 정비와 사고 경위를 자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항 기상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오늘 하루 윈드 시어(wind shear) 등 돌풍현상은 전혀 관측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사는 공항소방대와 공항경찰대를 출동시켜 사고를 수습하고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하는 한편 활주로 보수 작업이 끝난 오후 7시25분부터 항공기 운항을 재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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