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사정인 출신 영업맨, 토탈쉬핑라인 이정윤 과장
법률컨설팅으로 선·하주와 신뢰 쌓아
●●● 토탈쉬핑라인코리아(TSL)의 이정윤 과장은 복합운송업체(포워더) 영업맨으로는 드물게 해상손해사정인 자격증 보유자다. 해양대를 다니면서 틈틈이 준비를 해 졸업을 앞둔 지난 2000년 10월 손해사정인 자격증을 땄다. 현재 국내에 170명 정도의 손해사정인이 활동하고 있는 것에 미뤄 해운업체에서, 특히 포워더 영업사원이 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매우 독특한 경우라 하겠다.
그는 실제로 손해사정인 업무를 1년간 하기도 했다. 선박사고나 운송사고등 각종 클레임에 대한 처리를 해주다 보니 책상에 앉아 밤새워 일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활동적이고 사람들 만나기 좋아하는 성격의 이 과장은 다른 일을 찾던 차에 포워딩과 인연을 맺게 됐다. 그는 2001년 12월 포워딩에 처음 발을 들여놓은 후 2002년엔 동료들과 조그만 사무소를 열어 직접 경영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젊은 피에서 나오는 왕성한 의욕도 경험 미숙이란 핸디캡을 극복할 순 없었다.
회사를 접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던 차에 학교 선배들이 경영하는 TSL에 작년 8월 합류하게 됐다. 그가 TSL에서 맡고 있는 일은 회사내 유일한 수출화물 영업. TSL은 중국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수입 콘솔화물 운송에 강점을 지닌 회사다. 자연 회사 시스템도 그에 맞게 중국 수입화물 위주로 편성됐다. 중국 옌타이와 이우, 광저우등 3개 지역에 1급대리 면허의 지사망도 갖추고 있다. 이 과장은 미주향 수출화물에 대한 운송을 맡아 회사내 사업 다변화에 일조하고 있는 셈이다.
“미주서비스 선사들과 6개의 운송계약(S/C)를 맺고 있어요. 우리 회사는 미주향 화물중에 냉동화물이나 플랫랙, 오픈탑, 위험화물등 스페셜화물 핸들링이 특화돼 있죠. 1년에 2900TEU 정도를 핸들링하고 있는데, 계약물량을 채워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과장의 고객들은 실하주와 포워더가 반반이다. 물량이 적어 선사와 S/C를 맺기 어려운 포워더들이 TSL에 화물을 많이 맡기고 있다. 그는 손해사정인 자격자답게 클레임으로 고생하고 있는 고객들이나 선사 담당자들에게 친절한 법률자문으로 신뢰를 쌓고 있다. 이는 TSL이 같은 경우가 처했을 때에도 하주에 책임소재를 충분히 이해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대형선사 법무팀에도 손해사정인 자격자가 많지 않아요. 특히 외국계 선사들이나 포워딩들은 법제팀이 없어 공동해손이나 선박사고등이 났을 때 저한테 문의를 해오는 일이 많아요. 그때마다 관련 서류를 챙겨주고 일처리에 대해 컨설팅해주고 있어요.”
앞으로 TSL은 중국→미주노선 화물운송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중국 지사망을 기점으로 가장 큰 시장인 중국과 미주의 통합을 꾀하는 것. 이 계획에 미주수출 전담인 이 과장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이 과장은 틈날 때마다 중국에 대해서 공부하며 서비스 개선을 준비하고 있다.
미주노선 담당자답게 ‘5월 S/C’를 준비하기 위해 4월이 가장 바쁘다는 이 과장. S/C를 강제화한 미국 신해운법이 지난 1984년 5월 발효되면서 ‘5월 S/C’가 도입됐다고 배경을 친절히 설명해주는 이 과장은 현재 여자친구가 해운에 관심을 많이 가져줘 힘이 된다고 미소를 머금었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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