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9-20 14:37
해양사고 원인 규명에 첨단 정보통신 기술 적용…내달부터 운영
국내 기술로 개발된 전자영상 심판시스템이 세계 최초로 해양사고 심판제도에 도입된다.
최장현 해양수산부 중앙해양안전심판원장은 20일 정례브리핑에서 “해양사고의 원인을 과학적으로 규명하기 위해 최첨단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한 전자 영상 심판 시스템을 해양사고 심판제도에 도입해 다음달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한다”고 밝혔다.
최원장은 “이 시스템은 민사법원이나 특허심판 등 국내 유사 행정심판기관과 외국의 해양사고 조사·심판기관에서도 도입된 적이 없다”며 “이 시스템의 도입으로 해양 사고의 원인을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밝힐 수 있게 돼 국내 및 국제적으로도 심판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오프라인에서 종이문서와 진술로 진행되던 해양사고 심판제도가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한 선진 과학 심판체제로 전환되게 됐다.
아울러 해양사고를 조사해 심판을 청구한 조사관, 사고의 원인을 밝혀야할 심판관, 심판을 받는 해양사고관련자 간의 일방적 문답으로 진행되던 심리가 이제는 디지털 영상 기반 위에서 조사관·심판관, 해양사고 관련자가 서로 자유롭게 쌍방향 진술로 심판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심판 진행 과정을 녹화·보존도 할 수 있어 심판의 투명성이 확보되고, 필요한 심판 자료는 상시 확인이 가능해 신속한 진행으로 심판 기간이 단축돼 민원인의 편의를 증진하게 됐다.
전자영상 시스템은 ▲ 3차원 선박 충돌 시뮬레이터 ▲ 쌍방향 전자영상 심판 보조 프로그램 등의 소프트웨어 ▲ 선박운항 상황도 ▲ 레이더 영상 ▲ 실물 화상기 등 첨단 하드웨어 장비로 구성돼 있다.
3차원 선박 충돌 시뮬레이터는 사고 당시 선박의 항적 기록을 토대로 여러 가지 데이터를 입력하고 입력된 경로대로 진행되는 애니메이션 기능과 이 가운데 한 척의 선박에 대해서는 실제 선박을 조종하는 것처럼 조작할 수 있는 시뮬레이터 기능으로 구성돼 있어 사고 당시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확인해 볼 수 있다. 이 장비는 심판정(審判廷) 밖에서 조사관·심판관이 직접 선박 시뮬레이팅을 통해 사고 당시의 선박운항 상황, 진술 진위여부를 검토해 볼 수 있도록 만들어진 소프트웨어이다.
쌍방향 전자 영상 심판 보조 프로그램은 심판 참여자가 정보를 공유하며 쌍방향으로 진술할 수 있도록 하는 핵심 소프트웨어다. 전자해도, 운항 상황도, 레이더 영상, 기타 자료 및 하드웨어 등과 연계해 진술 내용의 저장, 영상녹화·재생 기능도 있다. 전자펜으로 화면상에 그림·글씨 등의 표시로 누구나 쉽게 진술할 수 있고, 각종 심판 자료를 언제든지 접근해 확인·공유할 수 있게 돼 있다.
선박운항 상황도는 지금까지는 그림 또는 나무 모형 선박으로 충돌 상황을 표시하던 것을 전자해도 위에서 전자 선박 모형으로 운항 상황을 표시해 사고 당시는 물론 그 전후의 선박 움직임을 쉽게 알 수 있다.
레이더 영상은 레이더로 탐지한 상대 선박의 위치를 표시하면 상대 선박과의 최근접 거리(CPA), 최근접 시간(TCPA)을 자동 계산하게 된다.
실물 화상기는 심판정에서 오프라인으로 제출된 자료를 삼판정에서 바로 디지털 자료화해서 공유할 수 있고 심판 도중에 과거의 각종 조사·심판 정보, 참고 자료 등을 검색·확인할 수 있고, 인터넷을 통해 외부로부터 참고 자료도 검색할 수 있는 기능이다.
최원장은 “이 시스템을 올해 안에 부산, 인천, 목포, 동해 등 4개 지방 심판원에 설치해 내년부터는 중앙과 지방 심판원이 유기적인 네트워크로 연결돼 각종 심판 자료의 공유와 원격 영상 심판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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