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5-10 09:54

현대상선 명명식 화합 도모할까

현대상선 지분 매입을 둘러싸고 현대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이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내달 현대상선의 컨테이너선 명명식이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열릴 예정이라 화합의 장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6월말에 현대상선의 6천800TEU급 컨테이너선 명명식이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열릴 예정이다"면서 "이번 행사가 현대상선과 현대중공업이 업무와 관련해 대면하는 공식 자리가 될 것"이라고 10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공교롭게도 명명식이 현대상선 유상 증자 청약이 끝난 6월말이라 현대중공업이 유상 증자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에 따라 명명식의 분위기가 좌우될 것 같다"면서 "현재까지 분위기로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울산에 내려갈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2003년 10월 영국계 해운회사인 조디악사와 합작으로 6천800TEU급 컨테이너선 5척을 현대중공업에 발주했으며 지난달 4일 처음으로 1척을 인도받은 이래 6월말에 두번째 선박을 받을 예정이다.

현대상선측은 현대중공업그룹이 유상 증자 불참을 선언해 명백히 '백기사'임을 밝힌다면 6월말 명명식에 현정은 회장 등 경영진이 내려가 현대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의 협력을 다지는 '화합의 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현대중공업그룹이 유상증자에 참여를 선언해 현대상선에 대한 높은 지분율을 유지할 경우 6월 명명식은 양측 실무진만 참석하는 초라한 행사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현대그룹측은 "지난해 11월 현대상선이 7년만에 신형 유조선을 발주했을 때처럼 양측의 분위기가 좋아진다면 현정은 회장이 내려갈 수도 있지만 현재 상황은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11월 9일 신형 유조선 '유니버설 퀸'을 울산 현대중공업에 인도받았으며, 현정은 회장이 직접 내려가 현대중공업 임직원들에게 격려금을 전달하면서 우호 관계를 과시했었다.

현대중공업은 현대상선 지분 매입과 더불어 유상 증자 여부 또한 투자 목적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내달 현대상선의 명명식이 오해를 풀 수 있는 자리가 되길 기대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우리는 다각도로 현대상선 경영 참여 의사가 없다는 점을 현대그룹측에 알려왔다"면서 "이번 명명식을 통해 양측 경영진이 만나 의문점을 털어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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