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4-21 09:55
<韓/日/航/路>“메인에서 지친 몸 로컬항서 달랜다”
시부시·미케항등 로컬항 노선 개설붐
지난달말 부산-한신(고베·오사카) 항로에 월요일 항차(부산항 출항기준)를 일제히 증편한 바 있는 한일항로는 선복증가로 운임 시황이 불안한 상황이다.
지난달 27일부터 ▲고려해운과 천경해운, 태영상선, 범주해운으로 구성된 A그룹은 한신항로에 범주해운의 342TEU급 ‘아시아 익스프레스’호를 투입해 운항중이다. ▲흥아해운, 동남아해운, 동진상선, 동영해운의 C그룹은 같은날부터 동남아해운의 175TEU급 ‘한남’호를 취항시켰다.
▲남성해운, 장금상선, STX팬오션이 참여하고 있는 B그룹은 이보다 일주일 뒤인 이달 3일부터 선박 투입 없이 기존 선박인 342TEU급 ‘글로리스타’호와 120TEU급 ‘코리안 익스프레스’호 2척을 로테이션해 한신항로를 주3항차로 운항중이다.
이같이 한신항로는 지난 2004년 11월 월요일항차가 감축된 이후 1년반만에 다시 주3항차 체제로 복귀했다. 이번 항차증편으로 한신지역에서 늘어난 선복량은 주당 650~850TEU 정도.
운임이 바닥세여서 선복량이 증가하더라도 더이상 하락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과 양질의 서비스를 하주들에게 제공하겠다는 것이 이번 항차증편을 단행하게 된 명분이 됐다.
하지만 선복은 주당 700~800TEU가 늘어났으나 물량은 제자리걸음 혹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어 영업담당자들의 물량유치전은 한층 치열해진 양상이다.
업계에 따르면 피더화물을 계산하지 않은 한일항로의 3분기 화물운송량은 작년과 비교해 수출은 7~8% 줄고 수입은 그만큼 늘어 전체적으로는 보합세를 유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엔화대비 원고현상이 수출업계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시장 운임의 지표가 되는 소석률(화물적재율)은 게이힌(도쿄·나고야·요코하마) 지역은 80~85%대, 이번에 1항차 증편한 한신 지역은 70~75%대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영업담당자들의 물량유치경쟁은 운임하락을 동반하게 마련. 선사 관계자들은 항차증편 이후 한일항로의 운임 소폭 내려갔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운임 시세가 워낙 바닥세여서 우려만큼 크게 떨어지진 않았다고 했다. 현재 운임은 선사들의 채산성을 갈음하는 마지노선인 셈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한 선사관계자는 “하주들이 지속적으로 운임을 떨어뜨리려고 하고 있지만 선사들이 자구적으로 운임하락을 방어하고 있다”며 “이보다 더 떨어질 경우 문 닫는 선사도 나올 수 있다”고 현재의 시장상황을 설명했다. 이렇듯 바닥세인 운임으로 선사들이 고통을 받고 있긴 하지만 한동안 운임회복이 공론화되기는 힘들 전망이다. 한일항로의 선복 증편이 선사간 경쟁심리에 도화선이 됐기 때문이다.
한편 한일항로는 메인포트가 아닌 비교적 경쟁이 덜한 로컬포트를 연결하는 서비스 개설이 붐을 이루고 있다. 일종의 블루오션 개척으로 수익성을 도모하겠다는 계산이다.
장금상선과 동남아해운은 평택항을 주목했다. 장금상선이 지난달 6일 평택-오사카에 255TEU급 ‘시노코 울산’호를 투입했다. 기항지는 평택-오사카-나고야-평택순. 동남아해운도 평택-미즈시마 서비스를 지난 5일부터 개설했다. 평택-부산-다카마쓰-미즈시마-부산 항로에 215TEU급 컨테이너선 ‘한서’호가 주1회 운항하고 있다.
STX팬오션과 남성해운은 일본 ‘시부시’항 서비스로 맞섰다. 이달 들어 STX팬오션은 200TEU급 ‘코렉스 부산’호를 투입해 일본 지역항인 시부시항 서비스를 개설했다. 이 서비스는 기존 주1항차 도쿠야마항 서비스를 주2항차로 개편한 것으로, 시부시항은 화요일에 1항차 기항한다. 기항지는 부산(일)-시부시-도쿠야마(목)-부산이다. 이 서비스는 지난 9일 부산에서 첫 출항했다. 남성해운도 다음달초부터 기존 부산-아부라쓰 서비스를 개편해 시부시항을 기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운항선박은 342TEU급 ‘해피스타’호.
흥아해운은 지난 16일부터 부산-미케항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기존 야쓰시로항 서비스를 개편한 것으로, 야쓰시로항을 스킵하고 미케항을 들르는 것이다. 기항지는 부산(일)-이마리(월)-사쓰야마센다이(화)-미케(수)-부산(목)이다. 투입선박은 200TEU급 ‘흥아부산’호. 흥아해운은 지난 19일 이윤재 회장이 미케항에 들러 취항식을 갖기도 했다.
흥아해운은 미케항 취항으로 기항지에서 제외된 야쓰시로항에 대해선 중국-한국-일본서비스를 개편해 기항한다. 기항지는 부산-이마리-야쓰시로-부산-광양-홍콩-셰코우-선전-부산. 운항선박은 420TEU급 ‘흥아도쿄’호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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