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2-13 18:05
신규물량 유치 없고 북항 물량 이전
개장 한 달째를 맞고 있는 부산항 신항이 신규 물량 유치노력 없이 기존 북항 물량의 이전에만 주력해 '제살깎이'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12일 항만업계에 따르면 부산항 북항 감만부두 대한통운 터미널에 기항하고 있는 세계 2위의 스위스 선사 MSC가 25일부터 신항에 일주일에 컨테이너선 2척(주 2항차)을 기항시키기로 했다.
MSC는 감만부두 대한통운 터미널에 주 5항차 기항했으나 이중 주 2항차의 기항지를 신항으로 변경하기로 한 것이다.
북항에서 20피트 컨테이너 기준으로 연간 60만개를 처리하고 있는 MSC는 올해 신항에서 30만개를 처리할 계획이다.
대한통운은 부두이용계약이 올 12월까지인데 일부 선박을 신항에 기항시키는 것은 '계약 위반'이라며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북항 자성대부두 허치슨터미널에서 연간 25만개의 컨테이너를 처리하고 있는 쿠웨이트 선사 UASC도 신항 3개 선석의 운영회사인 부산신항만㈜와 계약절차가 완료되는 대로 신항에 중동노선과 일본노선의 선박을 정기 기항시킬 것으로 전해졌다.
허치슨터미널도 USAC가 기항지를 신항으로 변경하거나 일부 화물을 신항으로 옮길 경우 계약 위반으로 보고 거액의 위약금을 요구할 예정이다.
이 처럼 북항에 기항하고 있는 주요 선사들이 낮은 요율 제시로 잇따라 신항으로 기항지를 변경할 움직임을 보이자 북항 터미널들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항만업계는 "대형 외국적 선사가 배후도로와 배후철도 등 항만지원 인프라가 부족한 개장초기부터 신항을 이용하겠다는 것은 신항의 하역요율이 북항보다 대폭 낮춰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항 터미널 회사들은 "다른 선사들도 터미널 이용계약기간이 만료되는 시점에서 신항의 하역요율 수준으로 인하하지 않으면 기항지를 옮기겠다고 나설 것으로 예상돼 제값을 받지 못하고 출혈경쟁에 동참하지 않을 수 없다"며 난감해 했다.
현재 신항 3개 선석의 마케팅은 부두 운영회사인 부산신항만㈜의 대주주인 DP월드에서 담당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항을 운영하면서 전세계에 22개의 컨테이너 터미널을 가지고 있는 DP월드는 올해 신항에서 90만개의 컨테이너를 처리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지만 북항 이전 물량을 제외한 신규 물량 유치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부산항만공사 관계자는 "신항 개장 초기에는 북항의 일부 물량이 신항으로 이전 할 수밖에 없다"면서 "DP월드가 신규 물량을 가져올 수 있는 선사를 적극 유치하고 신항에 새로 기항하는 선사들이 더 많은 환적화물을 가져올 수 있도록 각종 인센티브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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