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3-19 11:07
미국과 유럽연합(EU)간의 항공기 보조금 마찰을 타결하기 위한 협상이 결렬됐다고 미 무역대표부가 18일(이하 현지시각) 밝혔다.
무역대표부 대변인은 곧 국무부장관으로 자리를 옮기는 로버트 졸릭 무역대표와 EU의 피터 만델슨 무역담당 집행위원이 이날 다시 접촉해 타협점을 모색했으나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집행위 쪽에서는 즉각적인 입장 표명이 없었다.
대변인은 "EU가 지난 1월 11일 항공기 보조금을 폐지하자는 쪽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면서 "이를 토대로 지난 2개월여 후속 협상을 하면서 일부 합의 내용을 손질하려고 했으나 결국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EU가 유럽 항공기제조 컨소시엄인 에어버스에 150억달러가 넘는 보조금을 부당하게 지급했다면서 지난해 10월초 이 문제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EU도 미 당국이 보잉에 최고 230억달러에 달하는 혜택을 줬다면서 맞제소했다.
미국과 EU는 그러나 지난해 12월 이 문제를 WTO 틀 바깥에서 타결키로 합의하고 협상을 시작해 1월에 보조금을 폐지하자는 쪽으로 원칙적인 의견을 모은 바 있다.
양측이 이처럼 타협 모색을 시도한 배경에는 지난해 9월 16일자 WTO 내부 메모가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모에 따르면 WTO는 미국과 EU 모두를 편법으로 판정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미국은 오랫동안 대형 상용기 시장을 독점해온 보잉이 지난해부터 에어버스에 밀리기 시작하자 항공기 보조금 문제에 먼저 시비를 걸었다.
업계 소식통들은 양측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미국의 해외판매법인 면세법 시비와 유전자변형 농산물과 식품에 대한 유럽의 견제, 그리고 유럽 관세 제도에 대한 미국의 불만 등으로 이미 금이 가있는 미국과 EU간 관계가 더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양측의 교역 규모는 연간 4천억달러 가량이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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