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7-29 17:07

베' 대미섬유수출에 '청신호'...美 협정시기 연장

=쿼터소진 수출업체, 내년도 쿼터 앞당겨 사용 가능


대미(對美)섬유수출쿼터 문제로 큰 타격이 우려됐던 베트남 진출 한국 섬유업계에 잠시나마 '청신호'가 들어왔다.

미국이 올해 수출쿼터를 소진한 업체에 대해 내년도 쿼터를 앞당겨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기 때문이다.

29일 현지 관련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최근 워싱턴에서 베트남대표단과 가진 협상 끝에 올해말 종료되는 미-베섬유협정을 내년 12월31일까지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한국, 싱가포르, 대만 등을 중심으로 한 베트남 진출 대미섬유수출업체들은 계속 수출을 할 수 있게 됐다.

베트남섬유협회 등에 따르면 협회 등록 550개 회원사 가운데 올해 대미수출쿼터를 소진한 업체는 70% 가량으로, 이번 조치로 상당수의 업체들이 고사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이번 조치로 업체들이 앞당겨 사용할 내년도 쿼터는 전체의 6∼8% 가량이 될 것으로 소식통은 내다봤다.

소식통은 이번 조치로 베트남은 올해 섬유수출 목표 38억달러를 달성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대미섬유수출 확대를 위해 신속한 정보수집.분석 능력 등을 갖춘 장기전략 마련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현재 베트남의 대미섬유수출 비중은 전체의 50% 가량으로 가장 크다. 작년 베트남의 대미섬유수출실적은 24억8천만달러로 1년 전보다 무려 161% 증가했다. 또 2002년에는 9억5천200만달러의 실적을 기록, 4천900만달러에 머문 2001년에 비해서는 무려 1천800%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베트남산 대미섬유수출이 단기간에 늘어난 것은 베트남산 섬유류가 가격 및 품질경쟁력을 갖춘 탓도 있지만 상당수의 물량이 중국에서 생산된 뒤, 서류조작 등을 통해 베트남산으로 둔갑해 미국에 수출됐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미국은 작년 5월부터 베트남산 섬유수출분에 대해 쿼터를 적용하기 시작한 데 이어 올 5월에는 올해분 쿼터량을 5% 삭감, 관련업체들의 경영난을 가중시켰다.

미국의 이 조치로 올들어 지난 5개월 간 베트남의 대미섬유수출은 작년동기대비 6%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베트남은 당초 희망대로 내년에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으로 가입하면 쿼터적용을 받지 않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계속 적용대상에 포함될 수밖에 없어 가입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노이.호치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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