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10-23 11:36
(서울=연합뉴스) 세계 무역시장에서 국가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수출기업들은 FTA 체결 및 발효 지연으로 해외시장에서 점차 경쟁력을 잃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KOTRA는 23일 펴낸 `세계 FTA 성공사례 및 한국 피해사례' 보고서에서 "세계 주요 무역대국 가운데 한국이 거의 유일하게 하나의 FTA도 발효시키지 못해 해외시장에서 각종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 한국 피해사례 = ① 멕시코는 현지에 생산라인이 있는 자동차 업체에 한해 수출 물량만큼 수입을 허가하는 현 자동차 수입정책을 2004년부터 폐지하고 50%의 높은 관세를 매길 예정이다.
그러나 미국, 유럽연합(EU) 등 FTA 체결국에 대해서는 일정량을 수입토록 하고 있으며 현재 10%인 수입관세도 단계적으로 내릴 방침이다.
또 브라질, 아르헨티나와의 자동차협정에 따라 2004년부터 이들 국가의 자동차를 무관세 수입하는데 이어 협상이 진행중인 일본과의 FTA 마저 타결되면 한국산 자동차는 설 자리가 없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② 멕시코는 정부가 발주하는 대형 건설프로젝트 참가자격을 FTA 체결국 기업으로 제한하고 있어 한국 건설업체는 참여기회 자체가 막혀 있다.
③ 남미 최대 경제대국인 브라질은 국제표준 규격인 한국산 타이어에 대해 FTA나 규격인증 협정이 맺어져 있지 않다는 이유로 자국마크 획득을 강요하거나 통관을 지연키시고 있다.
④ EU는 기계, 완구, 전기.전자, 통신기기, 의료기기, 승강기 등 21개 품목에 대해 공동강제규격인증제도(CE)를 시행중인데 우리나라는 EU와 상호인증협정이 없어 CE마크를 얻지 못하면 수출할 수 없다.
⑤ EU는 터키와의 관세동맹에 따라 터키산 섬유제품을 무관세로 수입하고 있으나 한국산은 4.6%의 관세를 물리고 있다. 물류비, 재고 부담까지 겹쳐 일부 품목은 터키제품에 최고 20%까지 시장을 내줬다.
⑥ 말레이시아는 매달 4만t 가량인 H형강 국내수요 전량을 수입에 기대고 있다.
아세안 회원국에는 5%의 관세를, 비회원국에는 20%를 매기고 있어 한국산 H형강 수출을 대행했던 지상사 대부분이 수출을 포기했다.
⑦ 헝가리는 EU 가입을 전제로 92년부터 관세율을 단계적으로 내려 현재 공산품은 거의 무관세로 수입하고 있으나 한국산의 경우 중형승용차 23%, 소형승용차 13% 등의 관세를 물고 있어 직수출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⑧ 베트남은 지난 7월 40-50%였던 종이류 수입관세를 아세안자유무역협정(AFTA)회원국에 대해서는 20%로 내려 한국산 신문용지는 경쟁력을 완전히 잃었다.
◆ FTA 효과 = ① 시장확대에 따른 규모의 경제 실현 및 산업경쟁력 향상. EU의 인구는 세계의 6.1%에 불과하지만 전 세계 GDP의 24.7%를 차지하고 있으며, 1993-2001년 사이 고용창출 250만명, GDP 창출 8천770억유로에 달했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회원국인 미국, 캐나다, 멕시코 모두 역내 교역증가율이 역외 증가율을 웃돌았는데 특히 멕시코는 93년부터 2001년간 역내교역 증가율이 18.3%로 역외교역 증가율의 2배에 달했다.
② 역내 국간 통상마찰 완화. 미국은 철강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 대상에서 NAFTA 회원국인 멕시코와 캐나다를 제외했고, FTA 체결국인 캐나다와 칠레는 서로 반덤핑 혐의 적용을 하지 않고 분쟁조정기구를 통해 통상문제를 해결한다.
③ 외국인직접투자(FDI) 증가. NAFTA로 인해 94년부터 2000년 사이 북미 3개국에 유입된 FDI는 1조3천억달러로 세계 전체 FDI의 28%를 차지했고,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투자규모는 협정 체결 전보다 각각 4배와 3배 늘어났다.
EU도 2001년 신규 FDI 유입액이 92년보다 4배 이상 늘었고 2004년 EU에 가입하는 체코도 FDI가 98년 37억달러에서 2002년 93억달러로 증가했다.
④ 국민후생 증가. 미국은 NAFTA로 93년부터 2000년 사이 91만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발생했고 관련 분야 종사자 임금이 미국내 평균보다 13-18% 높았다. 멕시코도 제조업 분야 고용창출의 절반이 수출에서 발생했고 이 분야 임금은 내수 위주 제조업보다 40%나 높았다.
EU집행위에 따르면 단일시장화로 유럽 소비자들의 80% 이상이 상품종류가 늘어났고, 67%는 품질이 향상됐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출기업의 76%가 단일시장에 따른 효과를 봤으며, 36% 이상은 이윤증가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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