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8-01 16:36
“몰카(?)의 미학…살아있는 순간포착에 있죠”
한 해운업계 종사자가 두 번째 개인사진전을 열었다. 그의 첫 번째 전시회는 특이하게도 중국에서 열렸다는데... 바쁜 업무 중에도 짬짬이 시간을 내 자신만의 취미를 살려왔다는 이 사람, 남성해운(주) 고봉훈과장을 만났다.
『高奉勳 (다큐멘터리 사진가)
1986년 해운대고교 사진전시회 단체전
전국 사진 공모전 다수 입선
2000년 사진 주제의 개인 홈페이지(http://user.chollian.net/ ~briankoh) 작품 발표
2002년 첫번째 개인전(중국인민미술출판사갤러리)
현 중국민속촬영협회 회원
2003년(7월 31일~8월 4일) 두번째 개인전(중구문화원 예문갤러리)』
- 첫 번째 전시회를 중국에서 가졌다는데...
"94년에 입사하고 2년 후인 96년부터 지난 2002년까지 약 7년쯤 중국주재원으로 있었어요.
처음엔 업무에 적응하느라 너무 바빴죠. 그런데 한 4년쯤 지나니까 조금씩 실적이 보였고 약간의 여유가 생겼죠. 그때부터 주말엔 무작정 카메라 들고 천진 시장이나 길거리를 돌아다녔어요.
그렇게 찍은 사진들이 우연히 중국사진협회 관계자들의 눈에 띄었고 그 협회의 적극적인 후원으로 저의 첫 번째 전시회를 뜻밖에도 중국에서 열게 된 겁니다."
- 언제부터 사진을 취미로 가졌나요?
"어릴 때부터 사진 찍는 걸 참 좋아했는데 본격적으로 사진을 시작한 건 고등학교 때였어요. 사진서클 부장을 맡아 활발한 활동을 했고 번번히 입선만 했지만 당시 여러 사진공모전에 작품을 출품 할 만큼 열성적이었죠.
현재 사진작가로 활동하고 계신 윤명철 선생님의 지도를 받으며 사진공부에 몰두했던 소중한 시간이었어요. 윤선생님은 개인적으론 초등학교 때 담임선생님이셨는데 초등학교를 졸업한 이후에도 연락을 하며 찾아뵙고 그랬죠. 사진 찍는데 있어 선생님께 받은 영향도 적지 않아요."
- 이번 전시회 출품 사진들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중국주재원 당시 찍은 작품들인데 일종의 ‘기록사진’ 이라고 할 수도 있어요. 이번에 출품한 50점의 사진들 모두, 천진 시장과 길거리 등 너무나 평범한 서민들의 생활을 담고 있어요. 근데 중요한 건 이제는 더 이상 사진속의 모습을 천진시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는 거예요. 신기한 일이죠? 불과 5,6년 전의 모습인데 말이죠. 중국개혁·개방의 물결과 함께 사라진 풍경들이죠. 지금의 천진은 넓은 대로에 높은 빌딩이 즐비한 현대적인 모습으로 변모했어요. 이번 전시회의 주제는 바로 이런 중국의 사라진 풍경과 그 풍경속 사람들입니다."
- 중국사람들, 사진 찍히는 걸 싫어하진 않던가요.
"처음엔 저도 잘 몰랐어요. 그들이 사진찍히는 걸 그렇게 싫어할 줄은. 사진은 찍어야겠고 그래서 개발(?)한 방식이 바로 ‘몰래찍기’에요. 카메라렌즈는 모델들에게 열어둔 채 파인더를 안보고 태연하게 딴청을 피우다가 은근슬쩍 셔터를 누르는 거예요. 그들은 전혀 몰랐어요, 사진 찍히고 있다는 사실을. 그래서 더 자연스럽게 살아있는 순간을 포착할 수 있었던 거죠. 이런 방식이 참 재미있는 건, 생각지도 못했던 좋은 사진이 나오기도 한다는 거예요. 모델들의 자연스러운 표정과 꾸밈없는 상황, 이게 바로 이번 사진들의 최대 장점입니다. 다 몰카(?)방식 덕분이죠."
- 50점의 출품작품…특별한 의미가 있다고요?
"저희 남성해운이 올해로 50주년을 맞아요. 이번 전시회는 이런 사내 경사를 기념하는 의미가 크죠. 그래서 출품작품도 50주년과 걸맞게 50점을 걸었습니다. 전시회 개최에 있어 홍보 등 모든 면에서 저희 회사의 적극적인 후원으로 이번 전시회가 기획됐습니다. 아무쪼록 많은 분들이 관람하시고 저희 남성해운의 50주년 행사를 함께 축하해 주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의 첫 번째 사진전에서 전문가들에게 많은 호평을 받았는데 이번 전시회는 어떤 반응이 나올지 궁금하다며 긴장된 모습을 감추지 못하던 고과장, 그는 앞으로도 새로운 테마를 찾아 더 많은 사진을 찍겠노라 다짐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글·박자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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