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10-21 09:37
현대상선이 요즘 4천억원의 대북지원자금 행방을 놓고 일간지 언론매체에 하루도 빠지지 않고 주요 기사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해운업계 회사가 이토록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적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부정적인 시각에서 취재 표적이 되고 있는 현대상선의 입장에선 정말로 곤혹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4천억원 행방을 놓고 현대상선이라는 국내 굴지의 해운기업을 궁지에 몰아넣다시피하는 정치권이나 언론매체의 행태는 바람직스럽지 못하다고 본다. 기업의 생존권을 무시하는 부풀리기식 때리기는 이제 어느 한도내에서 분명한 선을 긋고 올바른 잣대기준으로 마무리져야 할 것이다. 현대상선은 기간산업인 국내 외항해운업계의 대표적 국적선사로서 그동안 우리나라 경제발전을 위해 견인차 역할을 해 온 몇몇 기업중의 하나로 손꼽을 수 있는 견실한 회사다. 이같은 현대상선이 현대그룹의 쇠퇴와 함께 현대그룹을 지탱하는 지주회사로서 역할을 하다보니 이제는 유동성 자금을 걱정해야 하는 상태까지 왔지만 그동안 피나는 자구노력으로 재기의 기틀을 다져가고 있다.
현대상선은 국내 최대의 해운회사로서 세계 유수선사들과 겨룰 수 있는 몇몇 안되는 국내기업이다. 탄탄한 재무구조를 갖추기 위해 사옥에서부터 국내보유 전용터미널, 그리고 알짜배기 사업부문인 자동차운송사업분야까지 매각하는 뼈를 깎는 자구계획을 실행하면서 제 2도약을 위해 임직원이 하나가 돼 뛰고 있다. 그러나 무한경쟁시대, 글로벌시대에 있어 기업간의 경쟁은 치열할 수 밖에 없고 자그마한 허점만 보여도 벌집 쑤셔놓 듯 하는 것이 본능적인 생태다.
현대상선에 대한 당치않은 루머가 최근에도 업계에 돌아 국내는 물론 외국 유수 해운업체 관계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웠다. 그만큼 현대상선이 차지하는 해운업계의 비중은 대단한 것이다. 한때 채권은행단이 현대상선의 자동차운송사업부문 매각과 관련 지원치 않겠다는 의사를 비치다가 다시 전격 지원토록 하겠다고 나선 것도 현대상선의 위상이나 브랜드 값어치를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현대상선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해운기업이다. 따라서 정치적 논리로 휘말려버린 4천억원 대출건과는 별개로 기업정상화를 위해 정부나 금융권이 최대한 지원해야 할 것이다.
현대상선이 대북 금강산 관광사업에 뛰어든 것은 정치적인 논리가 앞섰다고도 해석될 수도 있고 기업의 본연의 목적인 영리추구를 위해 사업을 추진했다고도 추정할 수 있지만 일단 결과가 현대상선에 좋지 않게 귀결됨으로써 현대상선호가 한때 풍랑을 만나기도 했다. 하지만 현대상선호는 자구노력의 결과가 가시화될 시 곧 순항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현대상선의 앞날에는 불투명한 요소들도 많이 산재해 있다. 국내 해운업계 1위자리를 굳건히 지켜왔던 자존심이 자구계획에 의해 조직이 슬림화되고 자동차운송사업부문도 떨어져 나가 외형적으로 수위고수는 어렵게 됐다. 그러나 내실있고 알찬 경영으로 수익성이 가장 높은 해운기업으로 성장하는 모토가 있어 현대상선호의 항해를 주목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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