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격인터뷰/교통개발연구원 이부식 원장

이부식 교통개발연구원 원장 인터뷰
“국가생존전략차원 물류거점구축 절실”

국내 유일의 교통전문 연구기관이 교통개발연구원에 지난 7월 이부식원장이 부임했다. 신임 이원장은 물류를 위한 교통정책의 중요성을 피력하며 교통개발연구원의 역할과 입지에 대해서도 확고한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
이번호 물류와 경영에서는 이부식 원장을 찾아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교통개발연구원은 우리나라 유일의 교통전문연구기관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간략하게 연구원 소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저희 연구원은 1987년 8월 개원한 이래 도로, 철도, 항공, 해운, 물류 분야 등 교통 전분야에 대해서 교통정책수립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연구하여, 국가의 교통정책입안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정부출연 연구기관입니다. 연구인력으로는 교통 각 분야의 전문가인 40명의 박사를 포함하여 전체 145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최근 물류분야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데 물류분야가 중요한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물류」는 국민생활과 국가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즉, 물류비용이 하락하면 각 지역은 특성화된 상품을 생산할 수 있으며, 이와 같은 특화현상이 발달할수록 산업 경쟁력은 강화될 것입니다. 그리고 시장 확대에 따라 규모의 경제가 가능하게 됩니다. 대량생산은 생산설비의 이용률을 높이고, 인력의 전문화를 가능케 하며, 규모의 경제는 생산시설의 입지선택의 폭을 확대할 수 있습니다. 날로 늘어나는 물류비의 절감은 유통비용의 감소로 상품가격을 하락시키는 직접효과 이외에도 업체간 경쟁을 촉진시켜, 우리나라 상품의 국제경쟁력을 향상시키게 되어 그 중요성은 매우 크다고 생각됩니다.

- 우리나라가 효율적인 물류체계를 갖추기 위해서는 어떤 정책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효율적인 물류체계를 갖추기 위해 우선 물류네트워크와 물류거점을 체계적으로 구축한다면 중복수송의 배제, 화물자동차의 적재효율 향상, 수송수단 상호간의 연계효율화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물류산업의 체질개선을 통한 국제경쟁력 강화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또한 물류정보 확보 없이 물류를 개선하는 데는 아무래도 그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따라서 기업과 국가차원의 물류정보화가 확대되어야 합니다. 정부의 정책 또한 이러한 분야에 중점을 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
- 최근 '전자상거래의 확대' 등 물류환경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한 말씀 해주십시오.

전자상거래의 도입은 기업운영과정에서의 구매, 판매 및 여러 가지 기업기능에 있어 새로운 채널을 제공하여, 거래비용을 감축하는 등 기업의 비즈니스 환경을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물류는 이러한 전자상거래를 완벽하게 실현하는 데 장애요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상에서 신속하고 편리한 주문에 익숙해진 소비자는 보다 신속하고 신뢰성이 높은 배송서비스를 기대하게 됩니다. 그러나 현실은 이에 부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류프로세스가 효율적으로 처리되기 위해서는 물류채널내의 다른 주체와 장기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는 물류채널내 대행자 또는 매개자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화주와 단일 혹은 복수의 제3자간에 일정 기간동안 일정 비용으로 일정서비스를 상호합의하에 수행하는 제3자 물류의 활성화가 시급한 실정입니다.

- 최근 동북아 물류거점화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한 견해는 무엇입니까?
일본의 경우는 다국적기업들이 연구개발 중심, 고부가가치산업의 아시아 생산거점, 지역본부의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중국은 13억의 인구를 바탕으로 하는 저렴한 생산비용을 활용하는 제조업분야에 중점적인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토지, 노동력, 자본을 집중 투자하는 제조업중심의 성장은 한계에 이르렀다고 판단됩니다. 차제에 21세기의 국가생존전략차원에서 물류거점화 방안을 마련해서 실천해가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한 하드웨어적인 중추공항, 항만 등 국제 물류기반시설의 확충은 어느 정도 충족되었다고 봅니다. 그러나 소프트웨어적인 정책의 일관성, 노동시장의 유연성, 국제물류 인력육성, 정치와 사회 안정이라는 측면에서 실천적인 노력이 간절히 요청된다고 하겠습니다.

- 물류환경이 급변하고 있는데, 앞으로 우리나라 화주기업이나 물류업체가 어떻게 대응하여야 하는지 이에 대한 견해가 있으면 한 말씀 해 주십시오.

최근 물류수요는 다빈도, 소량운송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에 대응하여, 이를 전통적인 물류기법 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공급체인상의 업체들이 상호 협력하여만 물류효율성의 제고가 가능하다고 봅니다. 물류업체는 전문성을 강화하고 물류정보화를 강화하여 제조업체나 유통업체와 협력하여 상호이익을 누릴 수 있는 기반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지금 국제운송시장은 전세계 120국가에 네트워크를 갖추고 수십만명의 직원과 수백대의 항공기를 보유한 UPS, FedEx 같은 다국적기업들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기업도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경쟁력을 갖추는 노력이 필요하며, 이들과의 적극적인 제휴와 협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