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23 10:07

관세상식/ 관세 성실신고 확인제도 도입 추진

세인관세법인 김사웅 관세사


기업의 관세 리스크는 대부분 수입 통관이 끝난 뒤에 모습을 드러낸다. 수입 신고 당시에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던 품목 분류나 과세 가격이 수년 후 관세 조사에서 잘못된 것으로 확인되면 기업은 부족 세액뿐 아니라 가산세까지 한꺼번에 부담해야 한다. 동일한 방식의 거래가 장기간 반복됐다면 그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최근 관세 행정은 이러한 ‘사후 적발과 추징’ 중심에서 ‘사전 예방과 자율점검’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 흐름을 잘 보여주는 제도가 정부가 도입을 추인하고 있는 ‘관세 성실신고 확인제도’다. 

관세 성실신고 확인제도는 기업의 성실한 납세신고를 지원하기 위한 제도다. 성실신고 확인대상 사업자로 지정된 중소기업이 관세사 등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과세 가격과 품목 분류 등 납세 신고 내용의 적정성을 자발적으로 점검하고, 그 결과인 ‘성실 신고 확인서’를 세관에 제출하면 관세행정상 지원과 우대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재 정부안에 따르면 대상은 성실신고 확인을 받으려는 과세연도 직전 과세연도말 기준 연간 수입금액 3000만달러 미만의 중소중견기업이며, 별도의 법규준수 관리체계를 적용받는 수출입안전관리우수업체(AEO)는 제외된다. 

참여를 원하는 기업은 해당 과세연도 종료일 2개월 전까지 관할 세관에 지정을 신청하고, 지정 유효기간은 5년으로 이후 5년 단위로 재신청 할 수 있다. 지정기업은 매 과세연도 수입신고 물품의 과세가격, 품목분류 등 세액산정 적정성을 관세사 등 전문가를 통해 점검하고, 관세사가 작성한 성실신고 확인서를 과세연도 종료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관할 세관장에게 제출하게 된다. 

이번 제도를 활용한 기업에 대한 관세행정상 혜택은 통관과정에서 수입물품 검사가 축소되거나 생략될 수 있다. 또한 확인 과정에서 과거 신고 오류가 발견돼 기업이 부족세액을 정정하는 경우에는 이를 보정기간 내 보정한 것으로 보아 가산세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반면 책임도 따른다. 성실신고 확인서를 미 제출시 500만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으며, 관세사 등 확인자가 확인서를 거짓 또는 부실하게 작성한 경우에는 관세사법에 따른 징계 대상이 될 수 있다. 정부가 제출한 관세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2027년 1월1일 이후 개시하는 과세연도 분부터 적용되는 구조다.

앞으로 기업의 관세 관리는 수입신고가 끝난 후 문제가 발생하면 대응하는 방식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품목 분류와 과세 가격은 물론 FTA 원산지, 관세감면·환급 등 주요 분야를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기업 내부의 거래정보와 실제 수입 신고정보가 일치하는지 검증하는 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다.

관세 리스크는 기업의 건강과 비슷하다. 문제가 발생한 뒤 치료하는 것보다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위험 요인을 미리 발견하는 것이 비용도 적고 효과도 크다. 그런 측면에서 관세 성실신고 확인제도는 수입기업의 ‘관세 건강검진’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 이제 기업의 관세관리도 ‘사후 대응’에서 ‘사전 예방’으로 전환해야 할 때다. 

< 코리아쉬핑가제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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