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항로 운임이 1년여 만에 3000달러를 돌파했다.
한국해양진흥공사가 발표한 한국발 중동항로 운임지수(KCCI)는 40피트 컨테이너(FEU) 기준으로 설 연휴가 끝난 2월13일 3007달러, 19일 3042달러로 집계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3000달러대 운임은 2022년 11월 이후 14개월 만이다. 20피트 컨테이너(TEU)로 환산하면 1500달러 수준으로, 중국 상하이발 운임과 비슷하다.
홍해 사태 이후 등락이 두드러졌던 중국발과 달리 한국발 운임은 12월 중순부터 꾸준히 오름세를 보였다. 이달 3주 평균 운임은 3013달러를 기록해 지난달 평균인 2341달러보다 29% 증가했다.
반면 2월9일 상하이해운거래소가 발표한 상하이발 중동(두바이)행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1550달러를 기록했다. 춘절을 앞두고 소폭 하락해 1월 평균 운임인 2052달러보다 24% 떨어졌다. 셋째 주엔 춘절 연휴로 집계되지 않았다.
2월 첫 주와 둘째 주엔 중국 춘절과 우리나라의 설 연휴가 있어 선사들은 기존 물량을 처리하는 데 집중했다. 선사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는 임시결항을 하는 대신 먼저 받아 둔 화물로 배를 채운 것으로 알려졌다.
물동량은 수출입이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관세청에 따르면 1월 한 달 우리나라에서 중동으로 수출된 물동량은 3만3000TEU로, 1년 전 2만7000TEU에 비해 19% 증가한 반면 수입은 26% 감소해 1만8000TEU로 나타났다. 다만 전체 교역량을 보면 5만TEU를 기록, 전년 동월 5만1000TEU와 큰 차이는 없었다.
중동은 여전히 불안정한 정세를 이어가고 있다. 예멘의 후티 반군은 2월에도 수차례 홍해·아덴만 인근에서 선박 공격을 감행했다. 지난 18일(현지시간)에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불가리아로 가던 일반화물선 <루비마르>호가 피격됐다. 기관실과 화물칸이 모두 침수됐으며 선원들은 전원 탈출했다. 이번 사건은 11월 이후 발생한 50여건의 공격 가운데 가장 피해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대다수 선사는 홍해 입구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으로 들어가는 노선을 중단한다고 본격 공지했다. 홍해 지역에 위치한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요르단 아카바, 이집트 소크나 항구가 직격탄을 맞았다. 이를 대신해 일부 원양선사에선 페르시아만(걸프)으로 화물을 보내거나 지중해를 경유하는 임시 서비스를 가동했다.
독일 선사 하파크로이트는 가장 먼저 홍해 운항을 중단하고 사우디의 제벨알리 담맘 주바일 제다를 연결하는 내륙 운송을 시행했다. 이어 수에즈운하 북쪽에서 제다로 내려오는 노선(탕헤르-다미에타-제다-다미에타-탕헤르 순)을 임시 도입했다.
ONE(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 완하이라인 양밍해운이 공동 운행하던 AR1(제다-아카바-소크나) 노선도 잠정 중단됐다. 현재 ONE은 제다행 화물에 부산-싱가포르-나바셰바-제다를 거치는 환적운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박한솔 기자 hsol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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