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항로는 북미 대비 상대적으로 약한 수요와 중국 춘절(설) 연휴 이후 물량 확보를 위한 선사들의 화물 집화 경쟁이 심화하면서 운임이 약세 전환했다. 홍해 운항 중단 사태가 지속되면서 선사들의 희망봉 우회 운송이 안정화된 점도 시황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중국 춘절 연휴 이후 쏟아지고 있는 신조선은 선사들의 화물 집화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덴마크 머스크는 새롭게 인도받은 1만6200TEU급 신조선 1척을 이달 중국과 북유럽을 연결하는 ‘AE7’ 서비스에 투입했다. 이 선박은 길이 351m, 너비 54m, 높이 33m 규모로, HD현대가 AP묄러-머스크그룹에서 수주한 총 18척의 컨테이너선 중 첫 번째 선박이다. 이스라엘 짐라인도 독일 선주사인 MPC캐피털에서 용선한 5500TEU급 신조선 1척을 지중해노선인 ‘ZMP’에 배선했다.
통상적으로 춘절 연휴 이후인 2월 말에서 3월 초 물량이 감소하므로 당분간 운임이 약세를 이어갈 것으로 해운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운임 약세가 이어지자 선사들은 임시결항(블랭크세일링)으로 선복 공급량을 조절하며 대응 중이다.
홍해 사태가 발발하면서 지난해 11월부터 상승곡선을 그렸던 운임은 올해 1월 말 이후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2월9일자 상하이발 북유럽행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2648달러를 기록했다. 전주 2723달러 대비 2.8% 떨어지며 4주 연속 하락했다. 한 달 전 3103달러와 비교해도 14.7% 내린 수치다. 같은 기간 지중해는 3705달러를 기록, 전주 3753달러에서 1.3% 떨어지며, 3주 연속 하락했다. 전달 4037달러에 비해선 8.2% 내렸다.
한국해양진흥공사가 발표한 북유럽 운임지수(KCCI)는 2월19일 현재 FEU당 4519달러를 기록, 전월 5160달러 대비 12.4% 하락하며 3주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전주 4652달러와 비교하면 2.9% 떨어진 수치다. 지중해 역시 전월 5942달러 대비 10.3% 내린 5330달러로, 3주 연속 하락했다. 전주 5433달러에 견줘 1.9% 떨어졌다. 해양수산부에 신고된 한국발 네덜란드 로테르담행 공표 운임은 2월 현재 TEU당 2006~3103달러로, 전월 1896~3550달러와 비교해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물동량은 9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영국 컨테이너트레이드스터티스틱스에 따르면 2023년 11월 아시아 16개국발 유럽 53개국행(수출항로)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동월 대비 8.8% 늘어난 126만9000TEU로 집계됐다. 중국은 전년 대비 12.3% 증가한 96만TEU를 기록, 물동량 증가세를 이끌었다. 반면, 우리나라와 일본 대만 등의 동북아시아는 0.3% 감소한 13만7000TEU, 동남아시아는 1% 줄어든 17만3000TEU에 그쳤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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