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 사태로 사상 초유의 호황을 향유한 해운시장이 곤두박질 치면서 선사들을 당황케 했다. 운임은 급전직하했고 선사들의 수익성도 빠르게 악화했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평균 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985를 기록, 지난해 평균 3410에 비해 71% 곤두박질 쳤다. 해운 시황이 정점을 찍은 2021년의 3792에 비해선 5분의 1토막 났다.
특히 운임 상승 폭이 컸던 유럽항로의 하락 폭이 거셌다. 상하이발 북유럽행 평균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831달러를 기록, 지난해 4846달러에서 6분의 1 수준으로 급락했다. 2021년의 6119달러와 비교해선 83% 떨어졌다. 올해 2월 995달러로 떨어지며 세 자릿수 운임이 붕괴된 뒤 10월엔 562달러까지 추락했다가 12월 들어 1000달러 선을 회복했다.
미 서안행 평균 운임은 40피트 컨테이너(FEU)당 지난해 5656달러에서 올해 1582달러로 72%, 미 동안행 평균 운임은 지난해 5656달러에서 올해 2498달러로 71% 각각 하락했다.
시장을 끌어올렸던 코로나19발 물류대란이 빠르게 진정된 데다 물류대란기 동안 발주한 신조선이 올해 들어 쏟아지기 시작한 게 시황 침체의 배경이다.
미국 뉴욕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전 세계 무역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올해 10월 글로벌공급망압력지수(GSCPI)는 지난 1977년 이후 가장 낮은 -1.74를 기록했다. 미국발 세계 금융위기 시절이었던 2008년 11월(-1.58)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올해 공급망압력지수는 2월 이후 9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프랑스 해운조사기관인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연초 6517척 2640만TEU였던 전 세계 컨테이너선단은 연말 들어 6773척 2840만TEU로 1년 새 200만TEU 증가했다. 선단 증가량은 과거의 100만TEU에 비해 2배 이상 많다. 내년엔 300만TEU의 신조선 폭탄이 예고돼 있어 시황 부진은 더욱 첨예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운임 하락으로 선사들의 실적도 급격히 악화했다. 덴마크 컨테이너선사 머스크의 1~9월 영업이익은 지난해 257억달러에서 올해 45억달러로 83% 급감했다. 특히 이 선사는 3분기에 2700만달러 적자를 내는 부진을 겪었다.
이스라엘 컨테이너선사 짐라인은 같은 기간 영업손실 24.6억달러를 신고해 한화로 3조원을 넘어서는 막대한 적자를 봤다. 이 선사는 3분기에만 22.8억달러의 손실을 내며 해운 불황의 직격탄을 맞았다.
우리나라 HMM을 비롯해 일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 대만 에버그린 양밍 완하이라인 등도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90% 안팎으로 급감하는 부진을 겪었다.
실적이 빠르게 악화하자 일부 선사는 구조조정 칼날을 빼들었다. 머스크는 최대 3.5억달러를 들여 인력을 11만명에서 10만명 이하로 줄일 계획이다. 올해 9000명을 감원한 데 이어 내년까지 3500명을 추가로 내보낸다는 구상이다.
< 코리아쉬핑가제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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