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항로는 성수기를 맞았음에도 공급 과잉으로 여전히 몸살을 앓고 있다. 모처럼 물동량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신조선이 쏟아져 나오며 수급 불균형이 장기화되고 있다. 이달에도 스위스 MSC, 홍콩 OOCL 등의 선사들은 중국 조선소에서 인도받은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을 유럽항로에 띄웠다. 신조선 폭탄에 중국 선사 차이나유나이티드라인(CU)은 지중해 서비스를 지난달 종료했다.
외신에 따르면 CU라인은 올해 1월 북유럽에 이어 지난달 지중해노선을 끝으로 코로나 팬데믹 동안 확장했던 원양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성수기에 돌입하며 물동량이 다소 증가하더라도 대규모 신조선 인도로 인한 공급 과잉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물동량은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시현했다. 성수기 효과와 터키 지진 재건과 지중해 여행 등의 수요가 맞물리면서 동지중해·흑해행 물동량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영국 컨테이너트레이드스터티스틱스에 따르면 올해 5월 아시아 16개국발 유럽 53개국행(수출항로)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동월 대비 6.6% 늘어난 144만5000TEU로 집계됐다.
중국 동북아 동남아 등 전 지역에서 증가하면서 물동량을 견인했다. 중국은 5.8% 늘어난 108만9000TEU를 달성했다. 우리나라와 일본 대만 등의 동북아시아도 18.6% 증가한 16만TEU를 기록했다. 동남아시아 역시 2.8% 늘어난 19만6000TEU를 기록했다.
1~5월 물동량도 증가세를 보였다. 중국과 동북아시아는 각각 0.9% 7.3% 증가한 497만7000TEU, 78만4000TEU를 낸 반면, 동남아시아는 7.2% 감소한 93만4000TEU를 기록했다.
물동량은 회복세를 나타냈지만 연말까지 2만4000TEU급 대형선 인도가 예정돼 있어 선사들의 공급 조절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유럽항로는 초대형선 인도 증가로 6~7월 전체 선복의 10.8%(50항차) 수준의 블랭크세일링(임시결항)이 발생했다. 이달에도 신조 인도가 이어지면서 북유럽 4%, 지중해 5.5%의 임시결항이 계획돼 있다. 해양진흥공사는 “선사들의 선복 조절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연말까지 공급량 조절은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1000달러 선 돌파를 목전에 뒀던 북유럽 운임은 8월 들어 하락세를 보이며 800달러 선까지 내려앉았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8월18일자 상하이발 북유럽행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852달러를 기록, 3주 연속 하락했다. 전주 926달러 대비 8% 하락한 반면, 한 달 전인 742달러에 비해 14.8% 인상됐다. 같은 기간 지중해는 1500달러를 기록, 전주 1507달러에서 소폭 하락했다. 전달 1407달러에 견줘 6.6% 올랐다.
한국해양진흥공사의 한국발운임지수(KCCI)는 8월21일 현재 북유럽행 운임이 전주 1459달러에서 0.4% 오른 1465달러를 기록, 4주 연속 상승했다.
반면, 지중해는 2177달러에서 2173달러로 소폭 떨어지며 2주 연속 하락했다. 해양수산부에 신고된 한국발 네덜란드 로테르담행 공표 운임은 8월 현재 TEU당 441~850달러로 전달 366~925달러와 비교해 큰 변동이 없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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