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안 항만 노사 교섭이 장기화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노조는 24시간 조업 중단 카드를 꺼내들었고 사용자 단체는 항만 물동량 이탈을 우려하며 노조를 비판했다.
외신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LA)항과 롱비치항 근로자들은 현지시각으로 지난 6일 저녁부터 7일 오후까지 24시간 동안 조업을 중단했다. 이 기간 LA항의 7개 부두가 모두 폐쇄됐고 롱비치항에서도 6개 부두 중 4개 부두가 폐쇄됐다. 항만 근로자들은 7일 야간부터 근무에 복귀했다.
이번 부두 폐쇄로 LA와 롱비치를 이용하는 미 현지 농산물 수출업자들이 물류 차질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국제항만창고노동조합(ILWU)은 조업 중단이 파업은 아니었다고 부인했다. 노조는 “6일엔 게리 헤레라(Gary Herrera) 신임 회장 취임식에 수천 명의 노조원이 참석했고 7일엔 성금요일(부활절 직전 금요일) 휴일을 맞아 가족과 함께 보내고자 업무에 빠졌다”는 해명을 내놨다.
하지만 사용자단체인 태평양해사협회(PMA)는 노조의 조업 중단을 불법 행위라고 비판했다. PMA는 지난 13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노조가 LA·롱비치항의 운영을 방해하고 일부 부두에서 주요 하역 장비 가동을 중단했다”며 “이 같은 불법 행위가 미국 물류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최대 항만을 혼란에 빠뜨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PMA는 “서안항의 신뢰를 훼손하는 모든 행동은 미국 동안항만으로의 화물 이탈을 가속화할 우려가 있다”고 노조를 압박했다.
미 서안 항만 노사는 지난해 5월10일 29개 서안 항만에 소속된 노동자 2만2000명을 대상으로 새로운 단체 협약을 체결하려고 협상에 돌입했지만 협상은 1년째 교착 상태를 보이고 있다. 기존 단협은 지난해 7월1일 만료됐다.
올해 2월23일 “조만간 합의에 도달할 것으로 희망한다”는 내용의 공동 성명을 발표해 협상 타결의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지만 이번에 노조가 조업 중단에 나서면서 노사 갈등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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