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대한민국은 내우외환으로 누란의 위기에 처해있는 것으로 보인다. 보수우파의 지지를 얻어 출범한 윤석열 정부가 국민의 힘 당 내분으로 비대위체제로 전환되어 있고 법원은 비대위체제를 성상납징계로 축출된 인물이 제기한 가처분신청에 손을 들어주고 있는 상황이며 더불어 민주당은 당대표 선출과정을 거치면서 지리멸렬되어 가고 있다. 온 나라가 여야의 정쟁과 불화로 하루도 편할 날이 없고 진보와 보수로 나누어져 국론이 분열되어 있는 작금의 상황에 모든 국민은 나라걱정에 잠을 못이루고 있다. 여기에 북한은 윤대통령의 광복절 “담대한 구상”을 어리석음의 극치라고 비난하고 비웃으며 핵개발을 멈출 수 없다고 오히려 협박하고 있다. 중국은 한국을 미국과 떼어놓기 위하여 “사드3불 유지” 요구,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칩4” 반대 등 각종 내정간섭을 지속적으로 감행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범은 결과적으로 북한의 호전성을 자극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 국내외 모든 정황이 구한말의 열강속에서 내우외환을 겪었던 상황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 우리는 주전자속의 개구리처럼 물이 서서히 끓어오르는 것을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제 27회 바다의 날 행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신해양강국의 건설을 위한 구체적이고 촘촘한 정책으로 미래를 개척하겠다는 선언은 해양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큰 희망을 주고 있다. 신해양강국이 추구하는 해양강대국 건설의 성공과 실패는 우리 대한민국의 성공에 직결되는 것이며 이는 바로 윤석열정부가 작금의 국내외적인 불협화음을 극복하고 국민대통합을 이루는데도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해양강대국의 건설은 사실 1996년 김영삼정부가 해양수산부를 신설한 이후 이명박 대통령을 제외한 모든 정부에서 추진해온 “국가적 어젠다”라고 할 수 있다. 2020년 현재 해운, 항만, 조선, 물류, 해양, 수산 등을 아우르는 글로벌 해양산업의 규모는 14조 달러에 이르고 있으며 2030년에 가서는 26조달러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나라 해양산업의 규모는 막대한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1,200억달러 정도로서 글로벌시장의 점유율은 1% 내외에 불과한 실정이다.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잠재능력을 충분히 발휘하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10%까지 달성할 수 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의 해상물동량은 16억톤으로 전세계 해상물동량 169억톤의 10%를 차지하고 있으며 선박보유량, 컨테이너 항만물동량, 항공물동량 등등을 감안할 때 국가적인 역량을 집중하고 정책적인 지원을 집중한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해양강대국을 실현함으로써 G7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우리나라가 해양강대국을 “국가 어젠다”로 강력하게 추진해야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글로벌 해양산업의 규모가 방대하다는 것이다. 2030년 글로벌해양산업 시장의 10%를 점유하게 된다면 우리나라는 2.6조달러의 매출을 달성하게 될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가 바로 세계 경제대국으로 진입한다는 의미가 된다. 이를 바탕으로 G7으로 진입하고 이어서 G5로 진입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수 있다. 두 번째로는 현재 세계 글로벌해양산업의 중요부문인 물류시장이 코로나 2019로 인하여 총체적인 난국 속에서 재편되는 상황에 있어 우리나라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2019년 이후 전 세계의 글로벌 밸류체인과 글로벌 공급망은 완전히 붕괴되어 산업별로 생산 중단되는 사태를 겪고 있으며 이제 이를 개편하는 과정에서 각국이 자국으로 공급망을 유치하기 위하여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이러한 기회를 활용하여 우리나라가 산업별 소부장 핵심기술과 핵심기지를 확보하는 경우 우리나라는 글로벌공급망 핵심기지국으로 성장할 수 있으며 중국, 일본이 다반사 처럼 하고 있는 외국의 산업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를 할 수도 있다.
이렇게 중대한 해양강대국의 건설이 그동안 수많은 세월속에서 추진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지지부진한 상황이 지속되어온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해양강대국의 건설이라는 슬로건이 단순한 구호에 그치고 있고 결정적이고 임팩트있는 “국민적 어젠다”로 부각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둘째, 해양강국을 건설하기 위한 구체적인 비젼과 목표가 설정되지 못하고 목표지향적인 전략이 마련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셋째, 이러한 해양강대국 건설에 따르는 각종 장애요인과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한 문제해결기구가 없었다는 것이다. 해양강대국 건설이라는 국정과제에 찬물을 끼얹은 가장 결정적인 사건을 2106년 한진해운의 파산이었다. 중국, 일본, 유럽전체가 자국해운 기업을 살리기 위하여 수천억원에서 수조원씩 쏟아붓는 상황속에서 우리나라만 40여년간 국격을 유지해온 해운인프라를 한꺼번에 무너뜨린 경악할 사건이었다. 이때는 박근혜 대통령이 해양강대국 건설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죽어있는 해양수산부를 부활시킨 시기였으며 해양수산부 수장은 5대 해양강국 건설이라는 비젼을 제시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이제 이러한 수십년간의 경험과 교훈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각에서 신해양강국이라는 어젠다에 걸맞는 새로운 정책과 과제에 집중하여야 한다. 그리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해양강대국 건설이라는 목표가 흔들리지 않는 프레임과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첫째 해양수산부는 당장 해운, 항만, 해양, 수산 모든 부서의 정책을 해양강대국 건설이라는 어젠다를 달성하기위한 방향에 최 우선순위 두고 모든 정책과제를 재검토하여야 한다. 각부서의 정책평가가 해양강대국 건설에 기여하는가 아닌가가 핵심평가요소로서 선정되어야 한다.
둘째, 해양입국을 위한 신해양강국의 건설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유도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여야 한다. 신해양강국의 건설은 해양산업에 종사하는 모든 기업과 국민 500여 만명의 여망이 담겨있어야 하고 통합적인 해양세력으로 결집되고 세력화되어야 한다. 모든 해양산업이 국제경쟁에 직접적으로 노출되어있으며 글로벌시장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 이상 국내적인 정치상황이나 여야 간, 보수진보 간, 노사 간, 내수산업과의 형평성을 따질 계재가 못된다. 이를 위해 대통령이하 해양수산부, 산업통산부, 국토교통부 전 부처와 전 국민이 일치단결하여야 한다.
셋째, 지금까지의 해양강대국 정책아젠다는 해양수산부의 단독 정책과제로서 생래적으로 가질 수 밖에 없었던 모든 장애요소를 극복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하여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이 “국가해양위원회”의 구성 및 운영이다. 이는 미국, 영국, 중국, 일본 모든 국가에서 운영되고 있는 해양국가의 필수적인 기구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만 없다. 국가해양위원회는 대통령이 위원장이 되어야 하며 각 부처의 장관들이 무조건 참여하여야 하는 중차대한 기구이다. 여기서 독도문제, 해양경계문제, 해양신산업문제, 남북해양협력, 한중일간 해양수산협력같은 굵직한 과제들이 협의되고 각 부처의 협조가 이루어져야 한다. 무엇보다도 국가해양위원회에서 지금까지 해양강대국정책의 걸림돌이 되어온 조선산업의 해양수산부 이전을 결정해주어야 한다.
그리고 국토교통부와 중첩되어 있는 글로벌 물류산업에 대한 권한도 해양수산부로 넘겨 글로벌물류산업의 거버넌스를 확립하여 글로벌물류산업의 컨트롤타워를 구축하여야 한다. 즉 국내물류를 제외한 글로벌물류인 항공산업, 글로벌 물류기업 관련업무가 해양수산부로 이전되어야 3대 해양강대국으로서의 기본적인 구도가 형성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기존의 물류기본법과 별개의 “국제물류육성지원법”을 해양수산부 산하로 제정하여 주어야 한다. 다음으로 대통령실에 해양비서관이 신설되어야 한다. 지금의 행정관으로서는 해양강대국으로서의 위상과 비중에 맞지 않는다.
다섯째, 신해양강국 정책의 핵심은 해양신산업의 조기 활성화에 두어야 한다. 미국, 중국, 유럽, 일본에 한참 뒤떨어져 있는 첨단해양과학기술을 활용한 산업화를 강력하게 추진하여 해양강국으로서의 명성을 확립하여야 한다. 해양에너지산업의 개발, 해양바이오산업의 개발, 해양자원산업의 개발, 해양건강, 안전환경산업 개발, 첨단해양장비 산업의 개발 , 첨단수산양식 가공의 개발등을 신산업으로 강력하게 지원하여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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