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고등법원 전주 제1행정부 판결
사건 (전주)2017누1068 과징금부과처분취소
원고, 피항소인 주식회사 OOO해운 전북 OO군 OO면 OO터미널 대표이사 OOO
피고, 항소인 군산지방해양수산청장
제1심 판결 전주지방법원 2016. 12. 22. 선고 2016구합794 판결
변론 종결 2017년 11월13일
판결 선고 2018년 1월15일
주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가 2016년 3월16일 원고에 대하여 한 과징금 600,000원의 부과처분을 취소한다. 2. 항소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이 부분에 관해 이 법원이 적을 이유는 제1심판결 이유의 해당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해 이를 인용한다.
2. 피고의 본안전항변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의 본안전항변
원고는 이 사건 소로써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고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이 사건 사업개선명령의 위법만을 주장하고 있는바, 이 사건 사업개선명령에 대해는 제소기간을 도과해 불가쟁력이 발생했으므로,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
나.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처분은 피고가 여객운송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공공복리를 증진할 목적으로 이 사건 사업개선명령을 내린 후 별도로 원고가 이 사건 사업개선명령을 불이행했음을 이유로 행정처분 사전통지 절차를 거친 다음 행정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금전상 제재를 가할 목적으로 해운법 제19조 제1항 제10호에 근거해 원고에게 과징금 60만 원을 부과한 것으로 이 사건 사업개선명령과는 처분사유와 법적근거가 다르고 별개의 법률효과를 발생시키므로 독립해 처분성이 있다 할 것이다.
한편 이 사건 사업개선명령에 대한 제소기간이 도과해 불가쟁력이 발생했기 때문에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가 부적법하다는 취지의 피고 주장은 원고가 불가쟁력이 발생한 이 사건 사업개선명령의 하자만을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의 효력을 다툴수 없다는 취지의 주장으로서 본안판단의 대상이라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의 본안전 항변은 이유 없다.
3.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사업개선명령은 출발지(정박지)를 변경하는 사업계획변경을 하라는 것으로 구 해운법(2017년 3월21일 법률 제1474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2조에 규정된 사업계획변경의 범위를 벗어난 사항을 명령한 것이고, 공공복리의 증진을 위한 것도 아니므로, 피고가 한 이 사건 사업개선명령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사업개선명령의 불이행을 이유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판단
1) 먼저 원고가 이 사건 처분 자체에 대한 하자를 주장하지 않고 이 사건 사업개선명령의 하자만을 이유로 해 이 사건 처분을 다투고 있음은 원고의 주장 자체로 보아 명백하므로, 이 사건 사업개선명령의 하자만을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를 다툴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해 본다. 2개 이상의 행정처분이 연속적 또는 단계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 선행처분과 후행처분이 서로 합해 1개의 법률효과를 완성하는 때에는 선행처분에 하자가 있으면 그 하자는 후행처분에 승계된다. 이러한 경우에는 선행처분에 불가쟁력이 생겨 그 효력을 다툴 수 없게 되더라도 선행처분의 하자를 이유로 후행처분의 효력을 다툴 수 있다. 그러나 선행처분과 후행처분이 서로 독립해 별개의 법률효과를 발생시키는 경우에는 선행처분에 불가쟁력이 생겨 그 효력을 다툴 수 없게 되면 선행처분의 하자가 당연 무효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선행처분의 하자를 이유로 후행처분의 효력을 다툴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선행처분과 후행처분이 서로 독립해 별개의 효과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에도 선행처분의 불가쟁력이나 구속력이 그로 인해 불이익을 입게 되는 사람에게 수인한도를 넘는 가혹함을 가져오며, 그 결과가 당사자에게 예측가능한 것이 아닌 경우에는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있는 헌법의 이념에 비추어 선행처분의 후행처분에 대한 구속력은 인정될 수 없다(대법원 2005년 4월15일 선고 2004두14915 판결, 대법원 2017년 7월18일 선고 2016두49938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사업개선명령과 이 사건 처분은 그 처분사유와 법적근거가 다르고 서로 독립해 별개의 법률효과를 발생시킨다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이 사건 소제기일인 2016년 4월19일 이전에 이 사건 사업개선명령은 처분이 있음을 안 날(원고가 이 사건 사업개선명령의 철회를 요청하는 의견을 제출한 2015년 10월22일)부터 90일이 경과해 불가쟁력이 발생했으므로, 원칙적으로 이 사건 사업개선명령의 효력을 다툴 수 없다. 다만 이 사건 사업개선명령을 당연 무효로 볼 하자가 있는지 여부와 이 사건 사업개선명령의 불가쟁력이나 구속력이 그로 인해 불이익을 입게 되는 원고에게 수인한도를 넘는 가혹함을 가져오고 그 결과가 당사자에게 예측가능한 것이 아닌 경우에 해당하는 지 여부에 관해 살펴본다.
2) 인정사실: 이 부분에 관해 이 법원이 적을 이유는 제1심판결문 제4쪽 제14∼제15행의 “OO해운 주식회사(이하 ‘OO해운’이라 한다)”를 “OO운수 주식회사(이하 ‘OO운수’라 한다)로 고치는 것 외에는 제1심판결 이유의 해당 부분 기재(제1심판결문 제4쪽 제14행부터 제5쪽까지)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해 이를 인용한다.
3) 하자 있는 행정처분이 당연 무효가 되기 위해서는 그 하자가 법규의 중요한 부분을 위반한 중대한 것으로서 객관적으로 명백한 것이어야 하며,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한지 여부를 판별할 때에는 그 법규의 목적, 의미, 기능 등을 목적론적으로 고찰함과 동시에 구체적 사안 자체의 특수성에 관해도 합리적으로 고찰함을 요한다. 행정청이 어느 법률관계나 사실관계에 대해 어느 법률의 규정을 적용해 행정처분을 한 경우에 그 법률관계나 사실관계에 대해는 그 법률의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는 법리가 명백히 밝혀져 그 해석에 다툼의 여지가 없음에도 행정청이 위 규정을 적용해 처분을 한 때에는 그 하자가 중대하고도 명백하다고 할 것이나, 그 법률관계나 사실관계에 대해 그 법률의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는 법리가 명백히 밝혀지지 아니해 그 해석에 다툼의 여지가 있는 때에는 행정관청이 이를 잘못 해석해 행정처분을 했더라도 이는 그 처분 요건사실을 오인한 것에 불과해 그 하자가 명백하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9년 9월24일 선고 2009두2825 판결 등 참조). 구 해운법 제12조 제1항은 여객운송사업자가 사업계획을 변경하려면 해양수산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해양수산부장관에게 미리 신고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2항은 내항 정기 여객운송사업이나 내항 부정기 여객운송사업의 면허를 받은 자가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사업계획을 변경하려면 해양수산부장관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1. 선박의 증선·대체 및 감선, 2. 기항지의 변경, 3. 선박의 운항 횟수나 운항시각의 변경, 4. 선박의 휴항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구 해운법 제14조 제1호는 해양수산부장관은 여객운송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공공복리를 증진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여객운송사업자에게 사업계획의 변경을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법률규정의 형식과 내용, 사업개선명령의 대상 등에 비추어 보면 여객운송사업자의 의사에 따른 사업계획변경 신고 또는 인가의 대상과 해양수산부장관이 공공복리의 증진 등의 필요에 따라 여객운송사업자에게 명령하는 사업계획변경의 대상을 동일하게 보아야 할 근거를 쉽게 찾기는 어렵고, 구 해운법 제14조가 해양수산부장관에게 폭넓은 재량을 부여하고 있는 것으로 볼 여지가 충분한 점, 을 제11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의하면 포항지방수산청장은 이 사건 처분 이전인 2014년 11월20일 해양수산부의 유권해석에 따라 동일 항로의 출발지와 종착지를 맞바꾸는 내용의 사업계획변경인가처분을 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동일항로의 출발지를 종착지로 바꾸는 내용의 사업계획변경에 관해는 구 해운법 제14조를 적용할 수 없다는 법리가 명백히 밝혀져 있지 아니해 그 해석에 다툼의 여지가 있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사업개선명령에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가 있다고 보이지 아니하므로 이를 당연 무효라고 볼 수 없다. 다음으로, 이 사건 사업개선명령에 따라 원고가 격년으로 첫 배의 출발지를 OO항에서 OO항으로 변경해야 함에 따라 정박지를 OO항으로 변경할 수밖에 없다고 하더라도, 2005년 11월경부터 피고와 원고 및 OO해운(OOOO선기) 사이에 OO항에서 1년씩 교대로 정박하는 문제가 논의돼 온 점, OO해운(OOOO선기)은 2005년 11월부터이 사건 처분 당시인 2015년 10월8일까지 약 4개월을 제외한 기간 동안 선박을 OO항에서 정박시키면서 OO항을 출발지로 해 OO항 사이를 운항해 온 점, 이 사건 사업개선명령에 대한 불이행을 이유로 한 과징금은 600,000원에 불과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사업개선명령의 불가쟁력이나 구속력이 그로 인해 불이익을 입게 되는 원고에게 수인한도를 넘는 가혹함을 가져오고 그 결과가 원고에게 예측가능한 것이 아닌 경우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는 선행처분인 이 사건 사업개선명령의 하자를 이유로 후행처분인 이 사건 처분의 효력을 다툴 수 없다고 할 것이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해 부당하므로,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황OO 판사 송OO 판사 안OO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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