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코로나 봉쇄 조치 영향으로 부산과 인천항이 부진한 모습을 보인 가운데 여수·광양항은 국내 주요항 중 유일하게 증가세를 보였다. 상하이 등 인근 항만의 체선 악화로 광양항을 임시로 대체 기항하는 선박이 늘어난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 항만 컨테이너 물동량은 글로벌 항만 적체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한 723만TEU에 그쳤다. 코로나19 이전 시기인 2019년(719만2473TEU)과 비교해보면 0.5% 증가했다. 물동량은 1년 전 같은 시기보다 줄어들었으나 우크라이나 사태와 중국 코로나 봉쇄 조치 등 대외 악재를 고려하면 비교적 선방했다는 분석이다.
수출입 물량은 3.2% 후퇴한 413만TEU를 기록했다. 중국(-5.2%) 일본(-2.4%) 등 주요 교역국과의 물량이 줄어든 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반면 환적은 1.3% 늘어난 306만TEU를 처리했다.
항만별로 부산항은 0.4% 감소한 553만TEU를 처리했다. 대미 물동량이 증가했으나, 중국 일본 등 인근 교역국과의 물량이 부진한 게 영향을 끼쳤다. 환적은 미국(7.6%) 일본(1.4%) 등의 환적 물량이 증가한 덕에 0.3% 증가한 294만TEU를 나타냈다.
지난해 괄목할 만한 물동량 실적을 거뒀던 인천항은 올 1분기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인천항은 1년 전 같은 시기보다 10.1% 후퇴한 75만TEU를 기록했다. 호조를 보였던 작년 1분기 기저효과와 중국 상하이 등 주요 항만의 폐쇄조치 등이 영향을 끼쳤다.
광양항은 수출입과 환적 물동량 모두 상승곡선을 그렸다. 이 항만은 같은 기간 8.3% 오른 54만TEU를 거뒀다. 수출입은 미국(37.3%)과 베트남(9.7%) 물량이 늘어나면서 0.2% 상승한 44만5000TEU로 집계됐다. 환적도 68.4% 증가한 9만3000TEU를 처리했다.
여수광양항만공사 측은 “상하이항을 포함한 타 항만의 체선으로 광양항을 임시로 대체 기항하는 선박들이 증가했다”며 “올해 1분기 광양항에 부정기선 57척이 입항하면서 전년 같은 시기보다 41척 늘어났고 머스크의 아프리카 항로(FEW3)를 포함해 총 2건의 신규항로가 추가됐다”고 설명했다.
평택·당진항과 울산항도 침체된 성적을 내놨다. 두 항만은 첫 세 달 동안 각각 2% 13.9% 후퇴한 20만3715TEU 10만1835TEU를 처리했다.
울산항은 선사들의 건너뛰기(스킵) 현상이 가중됨에 따라 선박 입항 척수가 줄어든 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울산항만공사는 “맞춤형 인센티브제도 시행 등을 통해 울산항 입항 유인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1분기 전국 무역항에서 처리한 전체 물동량은 전년 동기 대비 0.6% 상승한 총 3억8900만t으로 집계됐다. 수출입과 연안 물량은 희비가 교차했다. 수출입은 철광석, 자동차 물량이 줄어들면서 3억3121만t으로 0.7% 감소한 반면 연안은 유류와 유연탄 강세에 힘입어 5779만t으로 8.9% 증가했다.
비컨테이너 물량은 1.5% 늘어난 총 2억6257만t으로 집계됐다. 주요 품목별로 보면 유류와 유연탄은 각각 5.2% 1.2% 증가한 반면 광석과 자동차는 9.9% 5.0% 감소했다. 유류는 광양항과 울산항의 원유 수입량 증가 등의 영향으로 5.2% 오른 1억2328만t를 처리했다. 광석은 광양항, 포항항, 평택당진항의 수출입 물량 부진에 따라 9.9% 후퇴한 3197만t를 기록했다.
전재우 해양수산부 해운물류국장은 “코로나19 사태와 세계 주요 항만의 연쇄적인 적체에도 수출과 무역의 호조로 2022년 컨테이너 물동량은 예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만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으로 상하이 등 주요 도시 봉쇄가 길어지고 있어 이로 인한 수출입 물류 차질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중국 현지 물류 상황을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관계 부처와 협의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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